[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체인 변화 등에 대응해 한국기업은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미국의 대중국 통상압력 강화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만큼 우리 기업은 세계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이 보호무역기조를 확대한 가운데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대규모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등 통상압력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국 통상압력의 주요 특징으로 자국 통상법을 적극 활용했고 정부 주도에 따라 광범위한 품목을 대상으로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무역불균형 완화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 보호, 외국인 투자제한 철폐 등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전면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이 같은 압박 강화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 무역불균형 완화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중국의 WTO가입 이후 빠르게 증가해 2000년 820억 달러에서 2017년 3천357억 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은 이러한 무역불균형의 원인으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하면서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일대일로'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중국의 세계화 전략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여 통상정책 등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다. 한편 WTO규범과 상충될 소지가 있음에도 미국이 전면적 관세율 인상 등을 강행하는 근저에는 자국에 우호적인 무역질서를 적극적으로 조성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의 양호한 경제여건과 중국의 미국측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 불가가 결합해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이 대중국 통상압력을 추가적으로 강화하는 데 있어서는 추가관세 미부과 수입품(2천670억 달러 규모)의 경우 소비재 비중이 높다는 점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다희 노민재 한은 연구팀은 "IMF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교역량 위축과 더불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세계 GDP를 0.1~0.4%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시 중국이 가공무역 수출을 줄이고 내수중심 성장정책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공급체인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수출품목과 지역 다변화에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재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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