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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년 새 '양호→미비'…금감원의 삼성증권 평가


손바닥 뒤집듯 평가 바꾼 금감원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지난봄 금융투자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삼성증권 사태가 최근 다시 논란이 된 건 증권선물위원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다. 진술 내용에 따르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의 내부통제부문에 '양호' 등급을 부여했다. 비판의 칼날이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으로 향한 까닭이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2013년 종합검사와 2017년 경영실태평가에서 삼성증권 내부통제부문에 모두 2등급(양호)을 줬다. 총 5단계인 금감원 평가등급체계에서 1등급(우수) 다음으로 좋은 평가다. 특히 국내 증권사 가운데 1등급(우수)을 받은 증권사가 전무했단 점을 감안하면 삼성증권은 작년까지도 금감원이 공인한 내부통제 우수 증권사였던 셈이다.

이랬던 평가결과가 바뀌기까진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사고 한 달 후 삼성증권 사태를 '자본시장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한 대형 금융사고'로 정의하고 "이 증권사의 내부통제 미비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던 금감원의 브리핑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날 원승연 부원장은 "삼성증권이 증권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위반했다"고 했다. 반년 전 이 증권사를 양호하다고 평가한 연유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 가관인 것은 이에 대한 금감원의 변명이다. 당시 증선위에서 금감원은 "짧은 기간의 검사에서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고 사실 그런 평가를 하면서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법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란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금감원 점검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물론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시스템을 잘 갖추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앞서 금융감독기관은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감독업무를 잘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양한 위험요인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내용은 금감원의 설립목적에도 명시된 문구다. 금감원의 금융회사 평가 기준과 그 수준을 개선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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