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일렉트릭까지 희망퇴직에 착수하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현대중공업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사업부문인 조선과 전기전자 부문의 몸집 줄이기가 계속되면서 현대오일뱅크 상장 이후 정유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가능성까지 나온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한달간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신청을 접수받기로 했다. 일감부족에 따른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 5년차 이상 전직원, 조기정년은 근속 15년 이상 중 만 45세 이상자다. 이들에게 퇴직 위로금은 근속에 따라 통상임금의 최대 30개월분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매달 100만원씩 최대 1년간 지급하는 재취업 지원금, 자녀학자금 등을 지급키로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월 개별 사업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로 분사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옛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 부문이 떨어져 나온 회사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은 악화일로로 접어들었다. 저유가로 인한 중동시장 침체, 조선 시황 불황 등으로 전력기기와 회전기 시장이 축소돼 일감 감소를 겪어왔다. 상당수의 유휴인력이 발생했고 현재 206명이 유급휴직 중이다.
실제로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87.9% 감소한 37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실적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중동 및 조선향 매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하락, 전기동, 규소강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수익성에 부담이 되고 있어서다.
결국 사측은 급격한 일감 감소가 예상되는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등 분야의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오는 10월 초부터 약 400명에 대해 30주과정의 직무교육 및 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신청을 통해 구조조정 강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과 전기전자 부문의 비중을 축소하고 정유부문으로 사업구도를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2분기 전체 매출 중 현대오일뱅크가 무려 77.4%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하반기 1조원 규모의 상장(IPO)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현대오일뱅크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등 그룹 전체가 정유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미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업을 위주로 하는 중공업이 아닌, 정유회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