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해외 원전사업 수주가 잇따라 불투명해지면서 두산중공업 등 원전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예비사업자에 5개국이 선정돼 우리나라 수주 가능성이 줄어든데다, 영국 원전사업에선 한국전력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어버린 것이다.
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담당하는 뉴젠(Nugen)의 지분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한전의 지위를 해지했다.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은 영국이 2025년까지 21조7천억원을 들여 3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사업권은 현재 일본 도시바가 100% 지분을 가진 뉴젠이 가지고 있다. 도시바는 원전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뉴젠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전은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따기 위해 뉴젠 지분 인수에 나서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도시바는 지난 25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한전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다른 구매자와 협상하겠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소멸했다. 한전은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해제되면서 총사업비 21조원 규모의 대형 원전 수주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앞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한 원자력발전소 수주 예비사업자에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 4개국도 모두 포함됐다. 국내 원전업계는 당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만 예비사업자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우디는 1단계 입찰에 참여한 5개국 모두를 예비사업자로 선정했다.
본 입찰 절차를 진행해 최종 사업자는 2019년경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보유한 사우디는 미래 화석연료가 부족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120억 달러(1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업계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우려를 표시해왔다. 대표적으로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80%가량이 석탄과 원전 사업에서 나오다 보니 해외 원전시장으로 수익구조를 발빠르게 변화시키는 중이다. 하지만 해외 원전 수주를 놓고 난항이 이어지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밝히면서 업계가 여러차례 우려를 표시했지만, 정부 측에서는 해외 수주를 적극 돕겠다며 안심시켰다"면서 "다만 최근들어 해외 수주 경쟁이 심해지면서 상황이 좋지 않은 듯 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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