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이영웅 기자] ㈜효성이 5개사로 분할된 지 두 달을 맞았다. 이 기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 등 총수일가 지분가치는 8%가 하락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무리와 각사별로 나아갈 방향 등 향후 효성그룹의 비전에 이목이 집중된다.
1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분할하는 안건이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 6월 1일을 기일로 분할이 완료됐다. ㈜효성 및 신설 4사는 지난달 13일 유가증권 시장에 재상장했다.
◆조석래‧조현준‧조현상 주식가치 8% 하락…1조6천억원
㈜효성 등 5개사의 주식은 재상장된 지 2주가 조금 넘었다. 각사별로 주가의 흐름은 상이했지만, 큰 맥락에서는 하락 추세가 관찰되며 총수 일가의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효성 1천298만4천219주, 효성티앤씨 160만579주, 효성첨단소재 165만6천894주, 효성화학 117만9천856주, 효성중공업 344만8천659주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세 사람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효성 5천778억원, 효성티앤씨 3천561억원, 효성첨단소재 2천817억원, 효성화학 1천988억원, 효성중공업 1천824억원 등 총 1조5천968억원이다.
분할 전 조석래 357만5천758주, 조현준 509만8천841주, 조현상 428만7천20주 ㈜효성의 주식을 보유했다. 당시 주가는 13만4천원으로, 이들 세 사람의 주식가치는 1조7천369억원에 달했다. 재상장 약 2주 만에 주식가치는 8.1%나 하락했다.
재상장 당일 시초가를 기준으로 각사별로 ㈜효성(7만9천300원→4만4천500원) 43.9%, 효성티앤씨(22만8천원→22만2천500원) 26.1%, 효성첨단소재(22만3천원→17만원) 0.2%, 효성중공업(5만9천800원→5만2천900원) 13% 하락, 효성화학(11만5천원→16만8천500원)은 47.8%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그룹은 현재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현준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분할 4사의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효성의 신주를 교환하는 지분스왑을 통해 지주사 ㈜효성의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준 회장은 4사의 주가가치가 높아질수록 스왑 시 ㈜효성의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다. ㈜효성의 주가가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 지분 스왑이 이뤄진다면 지배력 강화에 이점이 있다.
올해 1분기 조현준 회장의 ㈜효성 지분율은 14.57%다.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4사 지분을 ㈜효성의 신주와 맞바꾼다면 약 900만주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분율은 32%까지 치솟게 된다.
◆독립성 갖춘 계열사, 독자생존 역량 키우기 주력
효성의 이같은 분할로 각 계열사별 독자생존 전략이 중요하게 됐다. 효성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 당시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주력 4사를 합병한 후 업황 리스크에 대한 분산 효과를 누렸다. 다시 나눠진 만큼 이제는 각 계열사별 자체 실적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섬유·무역 부문 사업을 진행하는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인 스판덱스를 생산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스판덱스의 연간 생산량은 23만 톤으로 전체 시장에서 30%를 점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차별화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우위를 더욱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재 부문을 담당하는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45%를 차지하는 타이어코드를 기반으로 수익구조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4월 베트남 내 자회사에서 1만4천400톤의 공장 증설을 완료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같은 규모의 추가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화학부문을 영위하는 효성화학은 원가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석유화학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산업으로 대량 생산체제에 기반한 가격경쟁력과 품질이 중요하다. 효성화학은 프로필렌 자급 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수요에 맞춰 삼불화질소 증설 및 신규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중공업과 건설부문을 맡는 효성중공업은 산업화에 따라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남미를 비롯해 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 공략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효율적 전력망 구축을 위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초고압 직류송전시스템(HVDC) 등 신규 기술에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분할회사들은 각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을 이룰 것"이라며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 확립됨으로써 경영효율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연기자 [email protected]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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