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하루가 다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이 두렵습니다. 이러다간 국내 대부분의 산업들이 중국에 뒤쳐져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더 늦기전에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무섭게 따라오는 중국의 질주보다 더 앞서가야 합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중국을 우려하며 던진 말이다. 이는 하룻밤 사이에 한국과 중국의 위치가 뒤바뀔 정도로 기술격차나 시장점유율에서 초격자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미래신산업으로 주목받는 4차산업 영역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초박빙의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 이어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기업들의 공세와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본기업들이 양쪽에서 한국기업들을 쪼이는 '넛 크래커(nut cracker)'가 된 상황이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굴뚝산업인 조선업부터 미래신산업으로 주목받는 4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지배력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기술속도는 전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지난 2005년만 하더라도 디스플레이산업은 한국과 기술격차가 꽤 났고, 이동통신이나 이차전지, 가전 등 전자분야에서도 기술격차가 1~3년이 났다. 조선이나 자동차부품, 비철금속, 공구 등 제조업의 경우에는 적게는 3년 많게는 10년의 안정적인 기술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당시 기술격차가 크게 났던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산 저가공세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10년의 기술격차를 벌였다는 조선산업은 직격탄을 맞으며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주요 산업에서 중국과 비교하더라도 기술격차가 1년 안쪽으로 좁혀졌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올해 발표한 '2017년 산업기술수준 조사' 결과를 보면,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스마트카 등 13개 분야(대분류)에서 한국과의 기술수준 차이를 0.7년까지 줄였다.
최고기술국가인 미국을 100점으로 했을 때 한국과 중국 간 핵심기술 분야로 손꼽히는 13개 대분류에서 스마트전자가 그나마 5점 점수차이로 우리가 앞섰고, 스마트카와 시스템반도체, 그린카, 지식서비스, 디스플레이는 1~2점 사이로 좁혀졌다.
더욱이 디자인이나 금속재료, 나노융합, 첨단기계, 바이오의약, 화학공정 등은 1점 미만으로 한국과 기술력 차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미래기술인 4차산업에서도 한국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주요국 4차산업혁명 기술격차'에서는 올해 한국은 중국에 비해 4차 산업혁명 5개 분야에 열위, 2개 분야 경합, 5개 분야에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열위 분야는 블록체인, AI(인공지능), 우주기술, 3D프린팅, 드론이고 경합 기술은 첨단소재와 컴퓨팅기술이다. 한국이 비교 우위인 기술은 바이오와 사물인터넷, 로봇, 증강현실, 신재생에너지에 불과하다.
한경연은 "중국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바이오,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로봇, 증강현실의 기술수준이 2023년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경합 분야였던 첨단소재와 컴퓨팅 기술은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양창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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