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유명 게임사 네시삼십삼분 공동 창업자 중 한명인 소태환 전 대표가 블록체인 스타트업 모노랩스(mono labs)를 설립했다.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로 가공,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향후 행보와 성과가 주목된다.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는 19일 아이뉴스24와 만나 "내년이 되면 데이터를 가진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에 극명한 퍼포먼스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모노랩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회사로 다양한 파트너사를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여 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게임과는 전혀 무관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논의를 거듭해 왔다.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블록체인 시대를 맞아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고. 그리고 나름의 답을 찾은 그는 지난달 모노랩스를 창업, IBM의 블록체인 오픈소스인 '하이퍼렛저'에 기반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소태환 대표는 "기존에는 비즈니스를 잘 하는 회사가 체계적인 데이터까지 갖게 된다면 얼마나 달라질까 궁금했다"며 "매출과 같은 회계적인 데이터가 아닌, 고객이 어떠한 물건을, 어떤 환경에서 사고 있는지,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의 니즈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데이터로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 가치는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대한 데이터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과 결합하면 적잖은 파급력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가령 오늘 점심 메뉴에 치즈가 올라왔다면 해당 치즈를 만든 원유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떠한 유통 경로를 통해 들어왔는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블록체인에 치즈 생산과 유통 과정 등 주요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개방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소태환 대표는 "블록체인의 가장 강력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추적을 통해 어떤 물건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흘러갔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모노랩스는 이처럼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를 고객이 다양한 방법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대두되기 전에는 이 같은 '투명성' 확보는 어려웠다. 치즈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는 개별 기업들의 오프라인 데이터를 개별 수집해야 하는 데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일일히 대조 분석하다 보면 오히려 비용이 증가, 비용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셈이다.
소 대표는 "이해관계에 맞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만 해주면 그 정확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또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굉장히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모노랩스의 파트너사들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빠른시일내에 우리가 어떤 회사들과 무슨 일을 할지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는 연내에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모노랩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들의 투자가 현재 클로징 단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이제 갓 설립된 회사에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던진 질문에 그들 역시 공감하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8년간 게임업계에 활약하며 다양한 히트작을 낸 소 대표는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마침 게임업계에서 축적한 경험은 블록체인 데이터 분야에서도 쓸모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 대표는 "게임은 그 어떤 산업보다 각종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활용하는 업종으로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직접 경험을 해보니 각종 세계관을 만들고 이용자에게 줄 보상을 설계하는 게임 개발의 과정이 블록체인으로 구현하는 이코노미와 닮은 면이 많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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