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90달러 이상 주문 시 한국까지 무료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해외배송대행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5일부터 아마존 자체 상품을 90 달러(약 10만원) 이상 주문한 한국 소비자에게 무료 직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105 달러의 캐리어를 구매했을 때 190 달러 넘게 붙던 배송료가 면제된다. 단, 미국 소매상이 판매하는 물품은 제외된다.
아마존의 무료 배송 이벤트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무료 배송 기준에 무게·부피 제한이 없어 그동안 배송료 부담으로 사지 못했던 무쇠팬이나 가전제품, 대형완구, 캠핑용품 등이 국내 직구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제품의 경우 '핫딜'이 떠도 상품 값을 뛰어넘는 배송가격 때문에 손쉽게 직구하기가 어려웠다.
쾌재를 부르는 소비자와 달리 해외배송대행업체의 안색은 어두워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직구족들은 무겁거나 부피가 큰 물건을 직구할 땐 배송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송대행지(배대지)를 이용해왔다. 배송대행업체들은 부피나 무게 둘 중 하나를 기준으로 배송비를 책정하거나, 부피 가격을 면제해줘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이 무게·부피가 많이 나가는 제품에도 배송비를 면제하면서 배대지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더욱이 국내 직구시장에서 미국과 아마존 비중을 감안하면 국내 배송대행업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국내 1위 해외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직구비중은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접속한 쇼핑사이트 역시 아마존(31%)이었다.
더욱이 최근 배대지 업계가 일제히 배송료를 인상해 "이번 기회에 그동안 못샀던 제품을 한꺼번에 사겠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앞서 몰테일은 지난 5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뉴저지·델라웨어 물류센터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1~5파운드(LBS) 제품에 대해 배송비를 0.98 달러 인상했다. 오마이집도 지난달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센터의 배송비를 올렸다. 기본요금이 적용되는 무게를 30파운드에서 20파운드로 낮추고 25파운드 요금을 신설했다.
한진 이하넥스 역시 배송비를 상향조정했다. 10파운드는 21.3 달러에서 25 달러로 17.37%, 20파운드는 34 달러에서 43 달러로 26.47% 인상하는 등 중량이 커질수록 가격인상 폭도 커지는 구조다. 이들 업체는 항공료와 물류비용 인상, 인건비 증가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소비자는 "그동안 핫딜이 떠도 배송료 폭탄 때문에 망설였던 그릴을 싼값에 샀다. 최근 배대지 배송료가 올라 직구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었는데 모처럼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배대지를 거치면 최종 배송까지 1~2달가량 걸리는데 아마존 직배송이다보니 4~5일이면 제품이 도착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무게나 부피가 커서 배송비가 많이 나오는 제품들은 배대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로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 전체가 아니라 직접 판매하는 제품들로 한정돼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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