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온라인 약품 배송 서비스 회사 필팩을 인수하고 제약유통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제약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제약사업 전담인력을 채용하고 의료제품 판매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확보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약품을 판매해왔다. 이에 약국 체인이나 약품 도매 사업자가 140억달러 상당의 시장을 잃었으며 아마존은 여기에서 55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제약사업은 새로운 수입원일 뿐만 아니라 매년 2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아마존은 급성장중인 온라인 약품 배송 서비스 시장의 다크호스인 필팩의 인수로 제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에 관련주 요동
필팩 매각 소식에 익스프레스 스크립츠를 포함한 약제관리회사(BPM), 월그린 등의 약품유통업체의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했다. 아마존이 필팩의 자동 약품 포장시스템과 자사 배송시스템을 통합할 경우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물류망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필팩이 개발한 자동포장 시스템은 보험사 요율, 환자와 상담 등을 토대로 다양한 종류의 약을 동일한 일정에 복용할 수 있도록 1회 복용량에 맞춰 자동으로 포장한다.
필팩은 만성질환자나 급성환자처럼 하루에 여러 종류의 약을 다량 처방받아야 하는 환자를 겨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환자가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복용할 수 있도록 1회 복용량을 개별로 포장하여 배송하는 맞춤형 온라인 약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약사인 TJ 파커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해킹메디슨 설립자이자 프로그래머인 엘리엇 코헨이 공동설립했다.
필팩의 또 다른 장점은 복용약의 포장과 배송비를 환자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고 서비스 이용료만 받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마존은 사내 약제관리회사를 만들어 12만8천명의 직원들에게 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과 손잡고 혁신적인 헬스케어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비용절감과 수익성으로 차별화
아마존이 필팩을 손에 넣게 돼 처방약 배송 서비스나 약품 유통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약품유통 시장은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저패밀리재단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은 보험사, 정부, 개인 등의 처방약 구입 비용이 3천970억달러에 이른다.
이 시장은 CVS헬스와 월그린,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의 3개사가 50% 가까이 장악하고 있다. 나머지는 지역유통 사업자나 식료품 판매점, 개인약국, 온라인 약국 서비스 업체 등이 차지하고 있다.
필팩의 자동 약품포장 시스템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VS나 월그린 등의 PBM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이 약품 배송 서비스를 단골고객 서비스인 프라임이나 지난해 인수한 식료품 매장인 홀푸드마켓을 통해 제공하면 단기간내에 이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마존은 UPS나 페덱스같이 비싼 대형 물류 회사대신 저렴한 중소규모 물류 회사를 아마존 브랜드로 모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리버리 파트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본격화될 경우 아마존은 그동안 대형 물류 업체에 집중됐던 물량은 이들 업체로 분산해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시장 진출로 서점과 의류 등의 유통시장이 붕괴됐듯이 앞으로 제약유통 시장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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