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국내 방송통신시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등 미디어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The-TOP) 서비스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단일 OTT 셋톱 제품의 누적 판매 수가 20만을 넘고 가입자들의 지출액도 기존 유료방송과 비슷한 수준이다.
11일 각사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딜라이브의 OTT 박스 '딜라이브 플러스'의 판매량은 20만개, KT스카이라이프의 '텔레비(TELEBEE)'는 2만3천개를 돌파했다.
이 제품들은 인터넷과 TV 화면을 통해 OTT를 볼 수 있게 한 셋톱 제품이다. CJ헬로의 '뷰잉'도 이에 속한다. 그간 국내시장에는 이런 TV향 OTT 제품이 유료방송사업자와 중소제조사를 중심으로 출시돼 왔다.
딜라이브 플러스는 지난 2016년 7월 출시 후 21개월 만에 이 수치를 기록했다. 구입 후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지난 9월 출시된 텔레비의 경우 올해까지 가입자 20만명을 목표로 잡았지만, 현재까지의 성장세로는 다소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셋톱 판매 증가세, 향후 유료방송 대체?
이 같은 OTT 셋톱의 판매량은 OTT 시장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현 제도로는 OTT 시장을 명확하게 획정하지 못하고, OTT사업자를 분류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통신사업법상 OTT 사업자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등록하기만 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합산 규제처럼 기존의 규제수단으로는 묶어내기 어려워 OTT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통계도 없다. 정부 입법안인 통합방송법에도 케이블TV와 IPTV를 한 바구니에 담을뿐 OTT를 제도권으로 넣지는 못했다.
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하드웨어 판매 대수나 앱 설치 수만으로는 정확한 OTT 이용자 수와 시장규모를 추산하기 어렵다"며, "월간 OTT 앱의 실사용자 수 등이 좀 더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이미 OTT 이용이나 규모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2017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에서는 유튜브와 네이버캐스트, 통신3사의 모바일IPTV 등 상위 13개 서비스가 매출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OTT는 아직 기존 유료방송서비스와 보완적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다른 통신방송서비스와 결합한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유료방송을 대체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넓힌다면 방송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평균 지출액에서 기존 유료방송 수준을 웃돌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충성도 높은 가입자가 많다는 뜻도 된다.
해당 경쟁상황평가에서 유료 OTT 사용자의 월평균 지출액은 ▲LG유플러스 HDTV 1만7천600원▲아프리카TV 1만4천200원 ▲넷플릭스 1만4천100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케이블TV SO의 월평균 가입자당매출(ARPU) 1만3천90원, IPTV 1만6천345원에 밀리지 않는 수치다.
아울러 유료로 OTT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일수록 유료방송을 계속 유지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유료방송사업자들의 OTT 진출 유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 실제로 유료 OTT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가 85.2%로, 무료사용자의 60.9% 보다 높았다.
도민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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