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아돌프 다슬러 아디다스 창업자는 과거 운동선수 옆에 앉아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은 셈이다.
그러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지금 고객이 직접 제품 디자인에 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곳곳에 흩어진 제작자와 소통하고 그 창의성을 제조 역량에 결합할 수 있을지가 아디다스의 과제였다.
마이클 보에겔레 아디다스 최고기술책임자(CIO)는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 나우 2018' 콘퍼런스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이를 가능 케 한 디지털 혁신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아디다스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지금 더 이상 창업자처럼 제품을 만들 수는 없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고객과 비슷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디다스는 고객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고 결과물을 신속히 받아볼 수 있는 '스토어 팩토리'를 만들었다. '만약 제품 생산라인을 매장으로 가져오게 되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아디다스는 각 도시 점포에서 유행하는 색상 등의 정보를 파악해 트렌드에 따라 개인화된 제품을 만든다. SAP와 함께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한 결과다. 수십억 장의 사진을 분석해 소바지의 요구를 파악한다.
보에겔레 CIO는 "소비자의 창의력과 아디다스의 생산능력을 결합해 개인화된 제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은 '팀스포츠'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를 미션으로 삼고 있는 아디다스는 로봇을 이용한 '스피드 팩토리'를 통해 24시간 이내에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몇 주 전 애틀란타에도 스피드 팩토리를 세웠다.
그는 "전자태그(RFID)를 이용해 실제 주문한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추적한다"며 "실제로 공급망 관리가 개선됐으며, 재고 실사도 하루 안에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도 SAP와 함께 디자인씽킹·머신러닝(레오나르도)을 사용해 신선식품의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개선하는 결과를 얻었다.
현지 스포츠 팀의 우승여부와 같은 요인을 바탕으로 매출을 예측하는 분석기법을 동원했다. 실제로 머신러닝 예측치는 실적이 우수한 베이커리 매니저보다 5%나 정확도가 높았다. 미국 내 500개 베이커리로 확대할 적용할 계획이다.
제프 라이언스 코스트코 신선식품 총괄사장은 "날씨 등 여러 데이터를 층층이 겹쳐 통찰을 얻고, 이벤트도 중요하다"며 "비가 오면 장을 보러 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스포츠 경기가 열리면 경기 전과 중간, 후에 매출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코스트코는 매출 중심의 회사"라며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 있다면 10% 판관비가 발생하는데, (유통 분야는) 이 정도라면 보통 20% 가격을 인상하지만 코스트코는 8%만 한다"고 했다.
이어 "회원을 늘리고 매출을 두 배 높이면 동일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코스트코는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조연설 끝부분에는 빌 맥더못 SAP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록그룹 본조비의 보컬 존 본조비가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올랜도(미국)=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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