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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카드사, '핀테크×저렴함' 잡는다


둥지 내주고 젊은 기술 따내기…현장 적용까지 성장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스타트업 기업에 단순히 돈을 투자하는 단계를 넘어 사내에 업무 공간을 마련하거나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개최하는 등 스타트업 포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드업계는 스타트업 육성으로 저렴한 값에 핀테크 등 신기술을 구축하고, 스타트업은 초기 3년의 크래바스를 넘을 버팀목이 생기는 셈이다.

카드 수수료·카드론 등 전통적인 수입원이 막힌 상황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사업이라는 점도 카드업계의 이목을 끈다. 금융상거래 분야뿐 아니라 삶의 전반을 책임지는 웰니스(wellness) 기술까지 현장에 속속 적용되는 중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들이 스타트업 업계를 사내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 8곳 중 7곳이 신기술금융사 등록을 마쳤다. 신기술금융사는 신기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나 융자를 해주는 여신전문금융사를 일컫는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스타트업 협력 지원 프로그램인 아이엠 벤처스(I'm Ventures)를 모집했다. 지불결제 인증보안, AI, 빅데이터, 할부금융 등의 멀티 파이낸스(Multi Finance), 다양한 분야의 신상품, 서비스 등의 4개 사업영역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 'DSC드림X청년창업펀드'에 50억을 내놓는 등 업계 최초로 펀드에 기금을 출자해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공유 오피스 '스튜디오 블랙'과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핀베타'에 100여개 스타트업의 둥지도 마련했다. 핀베타에는 P2P금융업체인 8퍼센트도 입주하는 등 타 금융업과의 융합도 기대해 볼만 하다.

국민카드는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 '퓨처나인' 2기를 모집했다. 펫닥 등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배출한 1기 퓨처나인 데모데이에는 윤웅원 전 국민카드 사장이 직접 방문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이처럼 카드업계와 스타트업의 협업이 확대되는 이유로 상용화 속도가 꼽힌다. 스타트업은 업무와 기술개발의 회전이 빨라 1~2년이면 기술 실용화에도 무리가 없다.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에는 비교적 적은 투자금을 들여 바로 사용할 만한 서비스를 사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신한카드가 이달 선보인 '신한카드 FAN페이봇'은 신한카드가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인 '파운트'에 2억5천100만원의 지분투자를 한 뒤 개발한 서비스다. 국민카드의 '퓨처나인' 프로그램은 1년 만에 지난해 1기 퓨처나인 참가 기업 중 9개의 스타트업과 5건의 제휴계약을 맺고 20여개의 공동사업 모델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금융상거래 미래기술뿐 아니라 주거와 음식, 운동 등 웰니스 분야로도 투자가 활발하다. 카드업계도 웰니스 트렌드를 따라 발이 넓어지고 있다.

국민카드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퓨처나인 리포트'에 따르면 앞으로 스타트업 투자는 인공지능(AI)맞춤형 교육 등 교육, 유아, 실버, 반려동물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과 신재생 등 친환경 관련 스타트업도 유망 산업으로 지목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 기술은 이미 실생활에 녹아든 만큼 주거, 환경 등 이종 스타트업 업계와의 제휴가 또 다른 신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카드업계도 스타트업 육성 초기 블록체인이나 금융 빅데이터 기술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배달업, 식품업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인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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