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일부인 1조4천억원 규모를 팔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와 시장에서는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분리법)' 해소를 위한 사전 조치와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감원 전자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30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2천298만3천552주(약 1조1천790억원)를 매각키로 한데 이어 이날 삼성화재가 401만6천448주(약 2천60억원)를 판다고 공시했다.
양사의 합산 매각 규모는 지분율 0.45%에 해당한다. 매각 방식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이다. 이번 처분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7.92%, 삼성화재는 1.38%로 감소한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측도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금산분리법 24조에서는 금융사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가지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은 총 9.3%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초 밝힌 대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현재 9.72%에서 10.45%로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각할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10%를 초과하는 0.45%에 대한 처분을 미리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까지 나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이하로 낮추라고 요구한 것.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8% 규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약 283조원이다. 취득원가(주당 약 5만3천원대)로 계산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약 5천6백억원 규모다. 하지만 취득가액이 아니라 공정가액(시장가격) 기준으로 하면 20조원 이상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국회에서도 보험업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땐 현재 취득원가로 계산하는 보험사 보유 주식은 시가로 평가기준이 바뀐다. 이 경우 시가로 평가한 주식가치가 보험사 총자산의 3%를 넘어서는 안 된다.
양창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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