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남북 경제협력을 둘러싼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보험업계의 주판알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과 북한 관광이 재가동을 앞뒀다는 전망이 나오며 관련 보험상품 출시가 예고됐다. 사회 간접자본(SOC) 등 대북 대형 투자를 염두에 둔 플랜도 등장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 전반에 걸쳐 남북 경협에 대한 긍정적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판문점 선언이 물꼬를 텄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부동산과 제조업, 관광, 금융 등 내수경제가 들썩였다.
보험학계는 업계와 당국에 제도 보완을 주문하는 한편, 업계는 상품개편에 분주하다.
보험연구원은 8일 '남북경제협력 관련 보험제도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개성공단 사업의 재가동에 대비해 경협·교역보험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협·교역보험은 통일부가 관리하는 정책성보험으로, 급작스러운 공단 폐쇄나 현장 사고 등에 따른 남측 기업의 손해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차원의 보험이다 보니 공장·기계설비 등 투자자산 관련 손실을 보장하는 경협보험의 보상한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행 한도는 경협보험은 기업당 70억원, 교역보험은 10억원이다.
보고서는 협소한 보상한도와 범위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 보험사들이 경협·교역보험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담보확대, 신상품 개발과 보험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민간 보험사의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간 북한의 정치적 위험, 남북 보험관련 규정, 낮은 요율 수준 등으로 현실적이지 않았다"며 "남북간 정치적 불투명성이 해소된다면 위험의 측정과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해져 민간보험사의 사업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 경협·교역보험은 수요도 분명하다. 지난달 3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10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96%가 재입주를 고려하거나(69.3%) 무조건 재입주하겠다(26.7%)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상품 출시·재편을 시작으로 SOC 투자까지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남북경협 초입에는 북한 관광보험 상품 판매 재개나 개발이 우선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상품성을 떠나 상징적인 관점에서 관련 상품이 출시되리라는 관측이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가 남북한 주민 왕래보험을 판매 중으로, 다른 보험사들이 '미투' 상품을 출시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해상은 현대차그룹과 분리됐지만 범 현대가(家)로서 북한 사정에 비교적 정통하다는 이점이 있다. 북한관광 보험, 차 보험을 운영하는 등 북한 관련 보험상품의 범주와 경험도 가장 풍부하다.
다만 보험업계의 포트폴리오는 SOC 등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 상품 출시로 경협의 평화무드와 손을 잡는 한편 북한 개발 사업에 투자해 실질적인 수익도 노린다는 이야기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문점 선언의 영향과 보험산업의 과제' 보고서에서 "대북 제재가 완화할 경우 경협과 국내 기업의 대북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액보험 상품 투자지도가 국내로 돌아올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북한 내부까지 철도나 도로 건설이 확장되리라는 기대감이 오르자 SOC 투자에 눈독을 들인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용자산 이익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와중 대북 SOC 시장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SOC 투자는 한 해 5~6% 수익까지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은행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허인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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