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장시 모든 회계처리는 철저하게 검증됐고,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처리 및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성을 인정받았다"며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를 완료하고,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조치사전통지는 금감원 감리 결과 조치가 예상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에 위반 사실과 예정된 조치 내용 등을 안내하는 절차다. 금감원은 상장 전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특별감리를 벌여왔고,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이 문제삼는 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 이래 쭉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5년 말 처음으로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과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말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했고, 지분 가치에 대한 회계처리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로 바꿨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상장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으로 평가해 회계 처리한 부분이 회계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만일 금융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한다면, 금융위는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 만일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CC&C센터장(상무)은 "일각에서는 '분식회계'란 말이 나오는데, 저희는 어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회계처리를 한 적이 없다"며 "회계법인과 회계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오히려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합작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회계처리가 삼정·안진·삼일 등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상장 관련 유가증권신고서를 수리받았다는 것. 그런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감리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금융위원회 의결 등에서 회사 측의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에 따른 제재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만일 이후에도 회계처리를 위반했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도 불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실제로 행사할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애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제로 회계 기준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동설립자인 바이오젠은 현재 지분을 5.4% 보유하고 있는데, 바이오젠은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사안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의 연관관계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2015년 7월 발표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발표는 2016년 4월이었으며 상장 시기는 그 해 12월이었다"며 "이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다 끝난 상태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두 사안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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