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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KW 인수 LG전자, 전장사업서도 삼성전자와 본격 격돌


헤드램프 생산능력 갖추면서 그룹사 시너지 효과도 '만점'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인수합병(M&A)하며 자동차 부품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가전 등에 이어 자동차 전장 쪽에서도 정면으로 맞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6일 이사회를 거쳐 ZKW의 M&A를 확정했다. 인수가액은 7억7천만 유로(약 1조108억원)로 지분 70%를 인수했다. 나머지 30%는 (주)LG가 3억3천만 유로(약 4천332억원)에 인수하는 형태다. ZKW는 생산량 기준으로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업체로, LG전자는 이번 M&A로 자동차 부품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차세대 융복합 제품 개발 등을 위해 잰걸음을 걷겠다는 포부다.

LG전자의 이번 M&A는 LG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M&A다. 그만큼 자동차 부품사업 육성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 이 점에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11월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과 겹쳐진다.

삼성전자는 당시 하만을 80억 달러(한화 약 9조3천600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3월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하만은 JBL·하만 카돈 등의 오디오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ADAS(운전보조장치),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카오디오 분야에서도 영향력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커넥티드 카와 관련된 각종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LG전자가 인수한 ZKW는 하만보다 규모가 작고 사업 분야도 좁지만, 충분히 LG그룹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박경렬 LG전자 VC사업부문 상무는 "(ZKW 인수에) (주)LG가 지분 30%를 투자한 배경에는 이번 거래를 통한 자동차부품 산업 강화라는 축도 있고, 그룹 전체적인 시너지 측면이 부각되는 인수"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미 VC사업본부에서 인포테인먼트·전기차배터리·구동장치 등 대다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LG하우시스(자동차 시트용 원단)·LG화학(자동차용 중대형전지)·LG디스플레이(플렉서블 OLED)·LG이노텍(카메라모듈·LED) 등에서 전장 관련 사업을 하는 중이다. 이번 ZKW 인수로 헤드램프 제조 능력까지 갖추면서 사실상 타이어와 섀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전자업체들이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는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을 통해 자동차가 점점 전장화되는 추세라는 점이 꼽힌다.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은 상황에서 전자업체들은 자사의 기술력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자동차 전장 사업을 준비하고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 사업 기반을 갖출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전자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기존 자동차 관련 기술 및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토대가 약하다 보니, 이처럼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인수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만이든 ZKW든 기존 자동차 시장에 속하는데 이들의 기술과 전자업체들이 보유한 IT기술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고객 기반을 흡수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만과 ZKW 모두 인수 당시 미국·유럽 유수 완성차 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맺고 있었다.

당장 전장사업이 커다란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지는 않다. LG전자의 VC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액 8천400억원,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 역시 1분기 1조9천400억원의 매출액과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만의 경우 인수와 관련된 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두 곳 모두 가시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가 현재보다는 미래를 감안한 투자이니만큼 향후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윤선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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