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비트코인 투자하면서 잠을 잘 수 있어서 좋다, 신경쇠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반응들이 제일 반가웠습니다"
24시간 폐장 없이 돌아가는 암호화폐 (가상화폐) 시장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자가 한시도 잠을 자지 않고 매매창만 들여다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워치봇(Watchbot)은 이 같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자동으로 돌아가는 기술적 분석 기반의 알고리즘 트레이딩 툴을 제공하는 업체다.
삼성전자 출신의 김요셉 공동대표와 이진희 공동대표가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에서 기획해 2016년 12월 설립했으며, 삼성벤처투자(SVIC)에서 초기 자금도 투자받았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출범
김 대표와 이 대표는 2015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에서 처음 만났다. 김 대표는 무선사업부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고, 이 대표는 개발자로서 근무하던 중이었다.
이후 C랩의 '스핀오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2016년 12월 스타트업으로 법인화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 네이버, NHN엔터 출신 등의 직원이 워치봇에 합류해 10여명으로 꾸려지고 있다.
워치봇이 암호화폐 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지난해 8월께부터다.
이성현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아이디어를 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공개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연동해 주식 시스템트레이딩 전략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구동시켜봤는데 테스트하는 동안 성과가 매우 만족스럽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암호화폐 시장은 한참 급성장하다 중국의 규제 이슈 때문에 폭락하고 있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전망이 엄청나게 불투명하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니만큼 과감하게 배팅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진행해나갔어요."
이후 워치봇은 지난해 12월 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암호화폐 폭등과 올 초에 나타난 급락장, 그리고 이어진 몇달 간의 횡보장세도 빠른 시일 내에 모두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빠르게 늘어나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가입자가 1만4천명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폭락장과 회복장을 겪으면서 서비스의 효용성을 체감한 사용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가입자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직접 알고리즘 공식 세팅
워치봇은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분석 트레이딩 솔루션을 제공한다. 공식을 모르고 코딩을 못해도 기술적분석을 통한 알고리즘 매매 세팅을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럼 이 같은 알고리즘 매매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통할까.
김 대표가 가장 간단한 기술적분석 전략 중 하나인 'MA더블' 전략을 워치봇 내에서 자동으로 구현해봤다. MA더블이란 2개의 이동평균선을 사용해 '골든크로스(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상향돌파하는 것으로 추세상승 신호로 분석된다)'가 발생했을 때 매수하고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매도하는 전략이다.
워치봇 프로그램에서 MA더블을 보조지표로 선택하고 사용할 이평선을 직접 입력해 세팅해봤다. 이후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설정된 전략에 따라 워치봇이 자동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해준다.
시뮬레이션을 돌려 과거에 이 전략을 사용했더라면 얼마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지도 볼 수 있다. 워치봇의 시뮬레이션은 거래소 수수료와 슬리피지(매매 주문 시 체결 오차) 등의 변수를 반영해준다.
하락장이 시작됐던 올해 1월1일부터 4월25일까지 MA더블을 사용한 이더리움 자동매매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워치봇은 131.49% 수익률을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더리움 가격은 연초 100만원에서 현재 70만원선으로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더리움을 그냥 보유만 하고 있었다면 수익률은 30% 하락했을 테지만, 워치봇은 이 기간 설정된 MA더블 전략에 따라 총 117번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워치봇은 MA더블, MACD, 파라볼릭, SAR, 볼린저밴드, RSI, 스토캐스틱, ADX, CCI 등의 보조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원하는 전략을 선택해 커스터마이즈해서 간단히 적용할 수 있으며, 하나가 아니라 둘, 셋 이상의 전략을 섞어서 만들 수도 있다. 전략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둘 수도 있으며, 매수와 매도 전략을 다르게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자동매매가 지원되는 연동 거래소는 국내에서는 코인원과 빗썸, 해외에서는 폴로닉스와 바이낸스 4곳이다. 업비트는 API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자동매매는 되지 않고 매수 매도 시그널만 제공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구현 계획…ICO도
김 대표는 단순히 알고리즘 매매 솔루션을 제공할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을 통한 인센티브 기반의 투자전략 마켓 플랫폼 및 암호화폐 커뮤니티로 워치봇을 확장할 계획이다.
워치봇으로 투자자가 구현해낼 수 있는 알고리즘 전략은 셀 수 없이 다양하지만, 이 중에 효율적으로 시장에 통하는 전략이 있고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략도 있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자신의 알고리즘 전략을 워치봇을 통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공유하고 암호화폐 시장 전망과 전략에 대해 평가와 논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효과적인 투자전략을 공유한 투자자는 인센티브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스팀잇 같은 서비스를 구상중인 것이다.
먼저 이달 말 중으로 정보교류 중심의 커뮤니티를 워치봇 내에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현재 워치봇은 서비스에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초창기 수수료를 받거나 월이용료를 받는 등의 수익모델도 제안받은 바 있지만,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모델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치봇 플랫폼 상에서 사용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투자전략 공유자에게는 암호화폐가 인센티브로 주어지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장부 역할로서도 블록체인이 사용될 수 있다.
그는 "플랫폼이 돌아가기 위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자체 암호화폐공개(ICO)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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