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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발 빼는 롯데마트, 사드 해빙 분위기 타고 매각 본격화


화북법인 21곳 점포, 현지 기업 우마트에 매각…연내 철수 가능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던 롯데마트 매각 작업이 현지 유통기업에 일부 점포가 매각되며 1년여 만에 본격화됐다. 중국 점포 대부분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점포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1조2천억원의 피해를 입은 롯데는 이번 일로 숨통이 트인 분위기다.

26일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21개 점포를 현지 유통기업인 우마트(Wumei·物美)에 매각키로 했다. 이를 위해 중국 베이징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화북법인이 보유한 지분 87.38%를 우마트에 14억2천만 위안(한화 약 2천485억 원)에 넘긴다. 이번에 매각되는 곳은 베이징 내 할인점 10곳과 슈퍼 11곳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화북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들의 평가 금액이 11억~14억 위안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자산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라며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와 원만한 인수인계를 위해 매각 이후에도 롯데쇼핑에서 화북법인에 대한 5%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마트는 1994년 12월 설립된 중국 북경지역 기반의 대형 로컬 유통사로,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백화점, 편의점, 쇼핑몰, 슈퍼마켓 등 약 9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8천명이며, 연매출은 약 80억 달러(한화 8조7천억 원) 규모다.

2007년 네덜란드계 유통 체인 마크로의 점포 8곳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이듬해 중국 업체인 타임즈의 점포 68곳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롯데그룹이 성주 롯데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의 보복 대상이 됐다. 특히 롯데마트는 중국 현지 점포 중 87곳이 소방·위생 문제를 빌미로 잇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1년 넘게 운영되지 않으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후 롯데는 지난해 5월부터 현지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돌입했으나,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태국 CP그룹 등과 점포 전체를 통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일로 롯데마트는 중국 사업 철수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재 중국 화북법인 외 화동법인, 화중법인, 동북법인 등 나머지 법인의 매각을 위해 현지 유통기업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작업이 연내 마무리되면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11년만에 완전 철수하게 된다.

특히 상하이 지역 화동법인은 잠재 매수자들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동법인에는 74개 점포가 소속돼 있으며 중국 리췬 그룹이 이를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롯데쇼핑은 현지 인수 희망 기업들과의 원활한 매각 협상과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6억5천만 달러(약 6천819억 원) 규모로 증자도 진행한다. 이 중 마트에 사용되는 금액은 약 5천800억 원이며, 나머지는 백화점에 투입된다.

이번 일로 중국 사드 보복 해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커졌다. 작년 11월 한중 관계 정상화 선언 이후에도 사드 보복을 좀처럼 풀지 않았던 중국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의 발언 이후 양국 관계 개선에 조금씩 노력하는 모양새다.

다만 롯데그룹이 총 3조 원을 투입한 중국 선양 롯데타운 공사는 아직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곳은 2016년 11월에 소방 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양 롯데타운 공사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에서 어떤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다"며 "나머지 롯데마트 매각작업도 진행 중이긴 하지만 영업정지가 해제된 곳은 여전히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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