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한 첫 번째 화살로 '온라인 물류센터'를 택했다.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하남미사지구에 30층 건물 높이의 물류센터를 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회장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 센터를 구상 중"이라며 "30층 아파트 높이 정도로, 예술성을 지닌 지역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짓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로부터 투자받기로 한 1조원을 물류센터에 모두 쏟아 SSG닷컴의 핵심시설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이마트는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4개 블록(8-3~6)을 972억200만원에 낙찰받았다. 총 면적은 2만1천422㎡로 축구장 면적(7140㎡)의 3배 규모다. 이곳은 수도권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데다,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경춘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 등 교통망이 발달해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한 물류센터가 들어서기엔 안성맞춤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한 층 높이를 2.4m로 계산했을 때 30층 높이는 약 70m다. 통상 물류센터 층고는 10m로, 1층에 화물차 바퀴 높이의 도크(Dok)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6~7층 높이의 물류센터가 들어설 전망이다. 양 옆에 화물차를 댈 저반시설까지 계산하면 물류센터 규모는 축구장 1개 넓이 정도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완공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 개통과 9호선 연장 등의 영향으로 하남미사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근 스타필드하남과 코스트코(2019년 개점 예정) 등으로 교통체증이 심한 상황이어서 주민들이 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의 5천평 부지(자족유통판매시설용지)를 매입했으나 주민 반발로 4개월 만에 계약을 철회했다. 갈매지구연합회와 입주민들이 주거환경 침해, 교통 대란, 교육환경 침해 등을 주장하며 이마트의 대형물류센터 건립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정 부회장은 "단순 물류센터가 아니라 예술성을 지닌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강조했지만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치이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11톤 트럭들이 하루에도 몇 백번씩 물류센터를 오갈 텐데 인근 주민들이 찬성할리 없다"며 "대부분의 물류센터가 인적이 드문 외곽에 위치해 있는 이유"고 꼬집었다.
또 신세계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모두 수도권에 치우쳐 있어 전국구를 커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세계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수도권 지역에 밀집돼 있는 상황에서 또 수도권 입지를 택한 것이 의아하다는 설명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물류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전이나 옥천 등 국토 중심지에 물류센터를 짓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용인 보정(네오001)과 김포(네오002)에 온라인센터를 보유 중이며 김포센터 옆 부지에 축구장 6배 규모의 '네오003' 건설을 추진 중이다. 앞서 이마트는 2020년까지 온라인 매출 3조원을 위해 하남·구리·군포·의정부 등 수도권에만 총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증축·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정 부회장은 "온라인 사업의 핵심은 뒷단의 시스템에 달려있는데 지금까지 한국에서 많은 온라인 회사들이 그런 부분에 미진해서 우리는 이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아마존 출신 임원분들이나 물류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받아 그것을 토대로 저희만의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설된 법인은 향후 상장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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