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천공항공사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임대료를 두고 연일 시끄럽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가격에 입점했던 롯데면세점은 최근 매출 타격을 입자 공사 측에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이달 9일 매장 철수를 확정지었다. 롯데면세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인천공항점에서 약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롯데면세점의 철수는 공사의 '갑질'에 따른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지난해 3월부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절반이 줄어들면서 면세점 업계는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입점 업체들은 공사 측에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올 초 제2여객터미널 개항과 동시에 방문객 수 감소와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공사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13일 '임대료 일괄 29.7% 감면'을 골자로 한 공문을 입점한 면세 사업자들에게 발송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격화됐다. 공사가 당초 계약과 달리 일방적으로 업체들에게 인하안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면세점 입점 계약서에는 현재 전망과 다른 많은 영업환경 변화가 있거나, 관광객수 변화 등으로 임대료 방식을 달리 정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사 측과 사업자가 협의해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또 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며 구간별 추가 인하 방안까지 내놓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공사 측은 관련 담당자가 교체되면서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특히 공사는 이달 9일 롯데면세점에 사업권 계약 해지 승인 공문을 보내며 '27.9% 일괄 인하안'을 밀어붙이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업체들은 기존 입장을 무시하고 공사가 일괄 인하안을 통보하며 횡포를 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신라와 신세계, 중소·중견기업들도 단단히 뿔이 난 모양새다. 신라와 신세계는 롯데처럼 철수까지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들은 권역별 '차등 감면안'을 적용해 30% 이상 임대료가 인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체의 반발이 심하자 공사는 일단 "업체들에게 27.9% 인하안을 일괄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업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여기에 "업체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추가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선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다음달 초쯤 공사가 사업자들이 납부한 임대료 중 제2여객터미널 오픈에 따른 매출 감소를 반영해 돌려줄 예정으로, 업체들은 '임대료 27.9% 일괄 인하안'이 실제 적용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면세 사업자들의 도미노 철수는 이달 말이 고비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임대료 인하안'을 두고 공사와 면세 사업자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는 종사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임대료 문제로 면세점이 철수하게 되면 약 4천여명의 인천공항 면세점 근로자 중 상당수가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앞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사업권을 얻지 못해 1천300여명의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을 겪었던 일을 인천공항에서 되풀이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공사는 협상 테이블에 좀 더 적극 나와 예전과 달라진 면세 환경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이에 맞는 인하안을 내놔야 한다. 이와 관련된 근로자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면세업계 발전을 위해 공사도 그들의 어려움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또 면세업체를 단순히 세대주 입장에서 임대료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한다. 롯데처럼 사업자들이 불만을 품고 철수해 위약금을 받고 사업자를 재선정하는 것만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 입점한 면세 사업자들이 잘돼야 공사의 수익도 올라갈 수 있는 만큼 도미노 철수가 이어지기 전에 공사가 열린 자세로 업체들과 임대료 협의에 나서주길 바란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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