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알뜰폰(MVNO)의 망 도매대가 산정시 단위당 종량제 등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LTE 요금제에 주로 적용되는 수익배분(Revenue Share)방식으로는 도매대가가 더이상 낮아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최근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이 같은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한 협회 회원사는 이동통신사에서 월 1만5천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태블릿PC 요금제를 근거로 사업자간 도매대가가 소매가격 보다 비싼 상황임을 지적했다.
현재 방식의 단위당 종량도매대가는 ▲1분당 음성 26.4원 ▲1MB당 데이터 4.51원이다. 이 요율로 알뜰폰이 통신사와 같은 데이터요금제를 출시하려면 원가만 4만6천182원이 든다. 현행 도매대가로는 이통사와 같은 요금제 출시가 불가능하다는 게 알뜰폰 업계 주장이다.
이에 따라 LTE 요금제에도 2G와 3G에 적용되는 종량제처럼 합리적 기준의 도매대가 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LTE 도매대가 논란 왜?
국내 알뜰폰 도매대가는 원칙적으로 '리테일마이너스(Retail Minus)' 종량제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는 이통사 소매요금에서 회피가능비용을 차감해 산정한다. 회피가능비용은 이통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때 줄일 수 있는 비용이다.
그동안 2G와 3G는 이 같은 RM 방식으로 도매대가를 계상, 정부가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상해 기준을 정했다.
그러나 다수가 사용하는 LTE 요금제의 경우 이와 다른 '수익배분(Revenue Share)' 방식을 따르고 있다. RM방식이 종량제 형태로 기준이 명확한 반면 RS는 구간별로 제각각이다.
통신서비스 원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협상에 따라 수익배분을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알뜰폰 업계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가 알뜰폰 업계를 대신해 SK텔레콤과 RS 도매대가 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그 결과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사용이 많은 1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에서 도매대가 인하폭(수익배분)이 당초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 300MB~6.5GB까지는 최소 9.8%P가 내려갔지만, 11GB 이상 구간에서는 3.3%P 인하에 그쳤다.
알뜰폰 업계가 RS 방식을 대신할 명확한 기준을 마련, 도매대가 계상을 현실화 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김 차관과 만난 자리에서는 '다량 데이터 선구매(벌크)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알뜰폰 사업자가 미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가로 구매하면 이를 활용,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2만원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 업계 요금경쟁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알뜰폰 관련 지원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김 차관이 업계 의견 청취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입장차가 있고, 도매대가 산정은 원칙적으로 업계 협의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정부가 나서 특정 요율 등을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의 이 같은 의견이 얼마나 정책 등에 반영될 지 역시 미지수다.
한때 과기정통부는 업계의 이 같은 의견을 "RS 방식을 (종량제 등) 알뜰폰 업계에 우호적으로 바꿔달라"는 것으로 해석,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RS 비율을 낮춰달라는 얘기만 해왔으나, 이제는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도매대가를 결정하자는 새로운 이슈를 제기한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도민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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