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임대료 협상' 난항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키로 한 롯데면세점이 28일 1천억원대 위약금을 납부하며 관련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업계에선 당초 롯데면세점의 철수 관련 위약금 규모가 3천억원대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일괄적으로 27.9% 인하키로 통보하면서 롯데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날 인천공항공사 측에 1천870억원 규모의 위약금을 모두 납부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구역(DF1, DF5, DF8)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롯데 측은 이날 인천공항공사 측의 임대료 인하안을 수용해 이를 적용한 해지 납부금을 정산했으며, 다음달 중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조만간 경쟁입찰을 통해 후속 사업자를 선정, 올해 7월부터 영업을 승계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당초 계약과 달리 일괄적으로 임대료를 27.9% 인하키로 통보하면서 기존 운영 사업자들의 불만은 커졌으나, 롯데 측은 위약금 정산 시 유리했던 만큼 이를 빨리 수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동편, 탑승동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했던 만큼 공항공사가 제시한 인하안에서 손해 볼 이유가 없다"며 "특히 탑승동은 16% 정도 매출 타격이 있어 인하안과 10%p 이상 격차가 나 위약금을 정산할 때 이득을 많이 본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를 제외한 신라, 신세계 등 제1터미널의 다른 면세점 사업자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제2터미널 개항에 따른 이용객 감소를 절대적인 수치만 반영해 구역과 상관없이 모두 임대료를 27.9%로 인하하는 방안을 두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제2터미널 개항에 따라 이용객수는 약 30% 가량 감소했으나,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구매력 지수를 반영하지 않은 인하안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2터미널 개항으로 동편은 약 30%, 서편은 40~50%, 탑승동은 16% 가량 매출 타격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27.9%로 인하폭을 동결시키면서 신라, 신세계 등 서편에 위치한 사업자들은 불만을 드러내며 철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 임대료 협상을 진행키로 한 만큼 공사 측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입점 계약서에서도 '현재 전망과 다른 많은 영업환경 변화가 있거나, 객수 변화 등으로 임대료 방식을 달리 정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사 측과 사업자가 협의해 임대료 납부 방식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며 "공사 측은 이 같은 계약서 특약을 무시하고 업체들에게 인하안을 일괄 적용하겠다고 통보하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1터미널만 있는 상태에서 항공사가 자리를 이동하지 않는다고 하면 인천공항공사 주장대로 고객 수 증감만 고려하면 되겠지만 제2터미널 개항은 다른 문제"라며 "여객 이동으로 인한 구매력 차이에 따른 매출 증감, 한한령에 따른 고객수 감소 등이 발생해 계약서에 따라 임대료 인하폭을 정해야 하지만 공사 측이 업계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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