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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금융 넘어 산업으로 확대


의료·물류 플랫폼 혁신…"블록체인 활성화 정책 이끌어야"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정보 플랫폼, 물류 플랫폼 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스위스, 두바이 등 해외 국가들이 관련 정책을 제정하고 기술 활성화를 이끄는 가운데, 우리 또한 신시장 창출 등 블록체인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지난 28일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개최한 '블록체인, 이제 산업이다' 행사에는 300여명의 참석자가 자리한 가운데, 블록체인에 대한 뜨거운 논의가 이어졌다.

행사 참석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탐색 단계를 지나 적용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김명준 SPRi 소장은 "재작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이 관심받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어디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시기가 이어졌다"며 "이제 블록체인 기술은 진지하게 적용하는 단계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의료·물류 등 확대되는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공공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네트워크 사용자에게 내용을 분산·기록함으로써 정보의 위·변조를 막아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고 관리 비용을 줄이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 이름을 알렸지만, 산업 전반으로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블록체인 기술은 의료, 물류 등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메디블록'은 올 하반기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의료정보 관리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흩어진 개인 의료정보를 개인 스마트폰에 암호화된 정보로 담아 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보를 수정할 수 없는 블록체인의 무결성을 활용, 의료정보 조작을 막는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지금은 개인의 의료 정보가 A병원, B병원에 따로 기록된다"며 "각각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성된 헬스케어 데이터도 따로 기록돼 통합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흩어져 있는 개인의 의료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관리하면 정밀한 개인 맞춤형 의료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IBM의 경우 세계 최대 해운사 'A.P. 몰러머스크'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물류 무역을 혁신하기 위해서다. 화물 선적부터 인도까지 물류 과정 전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제품의 운송 정보를 추적하고 손실을 방지한다. 또 종이문서 없이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양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미국 휴스턴 항,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 네덜란드 관세청, 미국 관세 국경 보호청 등에서 시범 운영된 바 있다.

박세열 IBM 실장은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해 운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블록체인에 정보를 기록해 제품의 운송 상태 등을 추적할 수 있다"며 "기존 물류 무역은 종이 서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페이퍼리스(paperless)로 바꾸면 오는 2020년까지 300조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두바이 앞서 나가는데…"활성화 이끌어야"

이날 행사에서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집중하고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중엽 SPRi 연구원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산업에 적용되고 기존 문제를 혁신할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은 연평균 5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21년 1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록체인 시장에서 금융 외 의료·물류 등 산업이 차지하는 부분은 6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 주목받았지만, 금융 외 산업으로 확대 접목될 가능성이 높은 것. 이에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스위스, 두바이 등 해외 국가들이 블록체인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 또한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두바이는 2020년까지 전체 정부를 블록체인으로 운영하는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 스위스는 최근 암호화폐공개(ICO)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ICO 관련 법이 마련되지 않아 발생하는 혼란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ICO를 통해 발행한 암호화폐 유형을 지불형, 기능형, 자산형 등으로 구분한 게 특징이다.

이중엽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암호화폐를 가상화폐, 가상통화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뚜렷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해외 국가들은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활성화된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를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 기술개발 사업에 100여억원을 투자하고 시범사업에 42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다만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블록체인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관련 기술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 팀장은 "내년엔 관련 시장 활성화를 위해 투입하는 예산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술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교육사업 등으로 인력을 양성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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