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업황에 따라 경영진이 받는 연봉의 차이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과급 파티를 벌인 정유업계의 최고경영진은 20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 반면, 조선업계 경영진은 임금반납 등으로 거의 받지 못했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업황 호황으로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정유업계 주요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7조9천48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유업계가 이같은 실적을 거둘 수 있는 배경에는 저유가 기조 속에 정제마진의 강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업체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을 뜻하며 수익과 직결된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통상 배럴당 4~5달러 수준이지만 지난해 평균 배럴당 7달러를 웃돌았다.
정유사는 성과급 파티를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결산배당으로 보통주는 주당 6천400원, 전체 배당금 규모는 5천965억원이다. 에쓰오일도 보통주와 종류주에 주당 4천700원, 4천72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이미 1천397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어 총액은 6천870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 경영진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의 보수는 급여 10억원과 성과급 15억원, 기타 근로소득 500만원을 포함해 총 25억500만원을 받았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보수도 20여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허 회장의 보수는 급여 8억221만원와 상여금 15억720만원을 합쳐 총 23억941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년 동기(19억3천964만원)와 비교해서 약 20% 상승한 수치다.
이같은 연봉 상승률을 적용할 경우 올해 이들의 보수는 최소 3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는 같은 기간 5억원 이하를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올린 만큼 상당한 보수가 예상된다.
반면, 조선업계는 상황이 정반대다. 지난 2016년 수주절벽에 따른 여파가 지난해부터 매출절벽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경영진부터 임금을 반납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2015년 6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2015년 9월부터 기본급 20%를 반납했다. 정 사장은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2017년 3월부터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9천625만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사장 임금 전액 반납 ▲임원 30% 반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내 자구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남준우 사장은 현재 '무임금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날 "업황이 다르고 각 회사의 내부사정이 모두 다른 만큼 경영진의 연봉을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경영진의 연봉은 기업의 경영실적과 향후 발전가능성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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