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대유그룹의 동부대우전자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인수 후 대유그룹 내 핵심 전자 계열사인 대유위니아와의 시너지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유위니아는 지난 몇 년 간 주력 상품인 김치냉장고 '딤채'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다각화해 왔는데,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통해 이를 보다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유그룹과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 투자자(FI) 간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다. 대유그룹이 기존에 DB그룹과 FI들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900억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1천억원에 대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대유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유홀딩스 주도로 진행 중이다. 당초 8일 오전 이란 가전업체인 엔텍합과 동부대우전자 FI 간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동안 지속적으로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검토해 왔던 대유그룹이 다시 뛰어들었고 상황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최종 성사된다면 대유위니아의 사업 다각화가 촉진될 가능성이 크다. 대유위니아는 올해 '딤채'의 매출 비중을 기존 60%대에서 56%까지 줄이고, 그 자리를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으로 메우려고 한다.
그간 성과는 어느 정도 있었다. 에어컨 매출 비중은 2015년 6.0%, 2016년 13.3%에 이어 지난해 20% 초반대까지 커졌다.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할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대우전자는 여전히 김치냉장고에 매출이 다소 편중된 대유위니아에 비해 냉장고·세탁기·TV·전자레인지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좀 더 다양하다.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의 경우 '클라쎄' 브랜드가 가전업계에서 입지가 있다.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다. 대유위니아는 딤채를 기반으로 한 내수 시장에서는 상당한 입지를 지니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다소 미약하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내수 비중이 95% 이상이다. 올해부터 국제가전박람회 'IFA'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지만 아무래도 당장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아쉽다.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매출 중 80%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해외 시장 인프라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해외 생산판매법인이 전세계에 14곳이 있으며 제품 수출국도 100여개국에 달한다. 이에 대유위니아가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동부대우전자의 재무구조가 다소 좋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 19억8천만원, 당기순손실 227억원이다. 2016년 영업이익률은 0.1%에 머물렀고 부채비율 역시 2014년 383%에서 2016년 433%까지 높아진 상태다. 2016년 기준 매출액은 1조5천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대유위니아의 지난해 매출액 5천26억원의 3배에 달한다. 대유그룹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이러한 매출 규모의 차이가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윤선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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