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353일간의 수감 생활을 끝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5년형을 선고받고 즉각 항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부장판사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공소사실의 핵심인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과 부정청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이,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2심 재판부 "전형적 정경유착으로 찾을 수 없다"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이에 뇌물수수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은 없었다고 봤다.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청탁 행위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돼 뇌물에 해당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된 금액은 36억3천484억원이다. 가액 산정이 어려운 마필 사용과 차량 무상사용 이익 또한 여기에 포함됐다.
마필 구입 대금의 경우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소유권은 삼성에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 뇌물로 인정된 부분은 마필 사용 이익과 차량 사용이다.
재판부는 "모든 사정 고려하더라도 승마지원 상당 부분이 뇌물에 해당함은 여전히 부정할 수 없다"며 "비록 대통령 요구가 거절하기 힘든 것이었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적법 기대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2천800만원의 후원금은 횡령 혐의를 불인정했다. 이를 횡령죄로 판결했던 1심을 파기한 셈이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미르 K스포츠재단에 대한 204억원 출연금 또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산국외도피죄에 대해서는 1심과 달리 무죄 판결이 났다. 재산을 국외 도피하는 개념이 아니라 뇌물 공여 의사로 보낸 금품이라는 설명이다.
특검 측이 들고 나온 이른바 '0차 독대'는 인정되지 않았다. 만일 만났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김영한 업무일지는 간접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항소심은 마지막 사실심이다. 대법원은 법리적 쟁점에 대해서만 심리, 원심 판결에 대해 인용·파기 여부만 결정한다. 대법원이 유죄와 무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지하면 형량 변경은 불가능하다.
이번 2심에서 삼성 측 변호인단의 이인재 대표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주장 중 재판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일부는 상고심(대법원)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경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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