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레저, 빗고, 블록체인 등 안전한 암호화폐(가상화폐) 보관에 방점을 둔 기술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이후 설립된 이들 회사는 최근 수백억원대 투자를 유치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으로 비트코인 등이 탈취당해 보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하게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전자지갑이 주목받고 있는 것. 신흥 회사들은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전자지갑 기술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일 스타트업 정보공유사이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레저는 지난달 7천500만달러(한화 804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레저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27종을 저장할 수 있는 하드웨어 지갑 '레저 나노 S'로 유명한 프랑스 기반의 스타트업. 하드웨어 지갑은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데 특화된 소형기기로, 인터넷에 연결된 웹 지갑보다 해킹 등 보안 위협에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레저는 지난 2015년 6월 설립돼 창립한 지 채 3년이 안 됐지만, 레저 나노 S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레저 나노 S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 받았다.
이후 해킹 등 보안 위협이 높아지면서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레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의 레저 나노 S가 판매됐다. 레저 나노 S는 국내서도 수요가 높아져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빗고 또한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전자지갑 기술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4천250만달러(한화 4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빗고는 미국 팔로알토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다중서명(Multi Signature) 기술을 적용한 '멀티시그지갑'으로 보안성을 인정받았다. 실제 우리나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코빗 등을 비롯해 여러 거래소가 멀티시그지갑을 사용하고 있다.
멀티시그지갑은 3개의 전자지갑 열쇠(개인키)를 만들어 관계자들이 나눠 갖고, 이 중 2개 이상의 열쇠를 이용해야 출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대다수 암호화폐 전자지갑은 하나의 열쇠만 가지고 있는데, 이 열쇠가 해킹을 당하면 소유자도 모르게 전자지갑에서 암호화폐가 인출될 수 있다. 반면 멀티시그지갑을 이용할 경우, 하나의 열쇠가 해킹당해도 전자지갑을 열 수 없어 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는 멀티시그지갑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어 빗고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는 국내 거래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웹·모바일 지갑을 서비스하는 블록체인은 사용성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4천만달러(한화 432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블록체인은 지난 2011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이후, 꾸준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사용자는 이메일 인증, 휴대폰 인증 등으로 손쉽게 개인지갑을 생성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2천200만개 이상의 개인지갑이 만들어졌다.
웹·모바일 지갑은 하드웨어 지갑 등에 비해 다소 보안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용이 편리해 사용자가 많다. 또 거래소 해킹 사건이 불거지면서 암호화폐를 거래소보다 개인지갑에 보관하고 싶어 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
한편,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는 어느 정도 시장에서 인정받거나 고정적인 수익이 있어 서비스가 안정화 단계일 때 진행되는 투자다. 고객이 일정 규모가 돼 대대적인 인력확보나 적극적인 마케팅,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이 필요할 때 받는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시리즈 B 스타트업은 손에 꼽힌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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