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주목받으면서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하드웨어 지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용해 유명해진 하드웨어 지갑 '레저 나노 S'는 국내에서 구하기가 어려워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국내 기업도 속속 하드웨어 지갑을 양산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드웨어 지갑이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인원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블록스'에서 판매하는 레저 나노 S는 이미 동났다.
코인원 블록스에 입점해 레저 나노 S를 판매하는 해당 기업은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내달 20일 이후 제품을 일괄 발송할 예정이라 하드웨어 지갑을 손에 넣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지갑을 찾는 수요자가 많아지자 해당 지갑을 개발한 기업 '레저'는 웹사이트에서 한국어까지 지원하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3월 27일 이후 배송될 예정이라 하드웨어 지갑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부 구매대행 사이트가 일본 등에서 레저 나노 S를 구매해 판매하지만, 구매비와 배송비를 모두 따지면 원래 가격의 2배에 달한다. 레저에서 판매하는 레저 나노 S 가격은 무료배송 등을 포함해 79유로(한화 10만4천원·세금 제외)지만, 구매대행을 거칠 경우 가격은 20만원까지 치솟는다.
◆"안전한 보관·장기적 투자 위해 하드웨어 지갑 찾아"
하드웨어 지갑은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데 특화된 소형기기다. 지갑은 형태에 따라 웹지갑, PC 지갑, 모바일 지갑, 하드웨어 지갑 등으로 구분되는데, 하드웨어 지갑은 인터넷에 연결된 웹지갑보다 해킹 등 보안 위협에서 안전하다. 다만 감염된 PC와 연결될 경우 100% 안전하지는 않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으로 암호화폐를 탈취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암호화폐 거래자들이 하드웨어 지갑을 이용해 스스로 암호화폐를 보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6일 일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가 해킹으로 시세 580억엔(한화 5천727억)에 달하는 암호화폐 넴(NEM)을 탈취당했다. 국내서도 지난해 야피존이 당시 시세 55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야피존의 후신인 유빗은 17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해킹으로 손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거래 자산의 17%에 달했다.
또 해킹 위협 등에서 안전하게 암호화폐를 보관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암호화폐를 보관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하드웨어 지갑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수요가 늘자, 국내 기업 또한 하드웨어 지갑을 개발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보안기업 케이사인, 키페어 등이 하드웨어 지갑 양산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내 제품을 내놓고 판매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업 현대페이의 경우, 하드웨어 지갑을 내놓고 전화주문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늘고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수요가 늘자 하드웨어 지갑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레저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6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100만대 이상의 하드웨어 지갑을 팔아치웠다.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7천500만달러(한화 8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성지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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