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호텔이 명동, 동대문에 이어 호텔 격전지로 급부상한 홍대에 2030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을 선보인다. 롯데는 'L7 홍대'에 홍대 문화와 결합한 다양한 스타일의 객실과 프로모션을 선보여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배현미 'L7 홍대' 총지배인은 "자본력만 가지고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기존 방식으로는 호텔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픈 전까지 지역의 많은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홍대 문화만의 특색을 'L7 홍대'에 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대만의 로컬 문화를 호텔 곳곳에 녹여내고자 지역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배치하고 창조적 영감을 주는 아이템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라며 "고급스러움을 살린 'L7 강남'과 달리 이곳은 자유분방함과 언더그라운드 컬처를 앞세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대 피플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31일 서울 마포구 양화로에 오픈하는 'L7 홍대'는 지상 22층 규모에 총 340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인테리어에서부터 공간 구조, 마감재, 가구, 방 안의 작은 조명 하나까지 홍대 지역을 찾는 이들의 개성과 취향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객실은 개별여행객을 겨냥한 싱글베드 3개로 구성된 '트리플' 타입부터 전망이 좋은 '스튜디오 스위트', 테라스가 있는 '로아시스 스위트'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가격대는 16만5천원부터 130만원까지다.
특히 'L7 홍대' 최상층부에 위치한 루프톱 바에는 수영장이 함께 들어선다. 루프톱에 수영장이 들어선 것은 전 롯데호텔 중 유일하다. 150명 가량 수용 가능한 이곳은 파티나 행사가 진행될 경우 투숙객이 아닌 일반인도 2만~2만5천원의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 'L7 홍대'는 이곳에서 디제잉과 유명 뮤지션 공연, 풀 파티 등을 진행해 홍대 지역의 새로운 놀이 문화를 선도하는 핫 플레이스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배 총지배인은 "루프톱 수영장은 4~5월에 준비해 6~8월에 집중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홍대 지역을 자주 찾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행사를 많이 기획해 인근 호텔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7 홍대'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만큼 내부 곳곳에 IT 시스템인 '엘키(L-KI)'를 도입했다. '엘키'는 'L7'과 '키오스크(KIOSK)'의 합성어로 L7과 롯데정보통신이 자체 개발한 '셀프 체크인 앤 아웃' 시스템이다. 고객들은 예약 시 문자 메시지로 온 예약번호나 함께 전송된 QR 코드, 예약정보 몇 개만 입력하면 간단히 체크인 할 수 있다. 또 L7에서 찍은 사진도 '해시스냅(HASHSNAP)'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다.
더불어 'L7 홍대'는 인근 지역과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호텔 곳곳에 다양한 아트 콘텐츠를 구성함으로써 건물 전체가 하나의 문화공간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연출했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범민(BRMIN) 작가 작품을 비롯해 신진 디자이너, 작가,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객실에도 작가들과 협업한 아이템들을 배치해뒀다.
또 옛 홍대 랜드마크였던 청기와 주유소 자리에 'L7 홍대'가 들어선 만큼 21층에는 '블루 루프(Blue Roof) 라운지'를 마련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곳에서는 미술, 음악, 디자인,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 홍대 인근 독립출판사와의 협업으로 선별된 간행물, LP 컬렉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인도 요리 전문점 '강가', '피프티 피프티', '빅가이즈 크랩', '히트 브이알' 등 상업시설도 입주시켜 운영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L7 홍대' 이후로 현재 'L7' 브랜드를 더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다"면서도 "앞으로 '롯데시티호텔'은 비즈니스 고객을, 'L7'은 젊은 고객을 겨냥한 시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임으로써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홍대 지역에 젊은층을 겨냥한 호텔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L7 홍대' 역시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대는 공항철도와 직접 연결돼 공항에서 접근이 쉽고 쇼핑, 맛집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15년 '관광숙박시설 건립계획안'을 통과시키는 등 홍대 일대 호텔 건설 지원에 적극 나섰고, 각 호텔들은 현재 이 지역의 수요를 잡기 위해 앞 다퉈 호텔을 오픈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지역에는 젊은층을 겨냥해 야외 수영장을 마련한 '아만티 호텔'과 '더디자이너스호텔'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 또 동교동 삼거리에서 합정역까지 이어지는 양화로 약 1.6km 구간 양옆으로 10여개의 호텔이 들어섰다.
올해도 'L7 홍대'를 시작으로 4월에는 기존 서교호텔이 '라이즈(RYSE)서교 오토그래프 컬렉션'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이곳은 270개 넘는 객실과 홍대 지역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시설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애경그룹은 올해 8월 애경그룹 6개사가 입주하는 홍대 신사옥에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을 오픈한다. 이곳은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이 운영하며 지상 7~16층 규모에 294개 객실이 들어선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어나면서 홍대 인근을 중심으로 한 마포구에는 게스트하우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마포구 내 게스트하우스는 2016년 기준 267곳으로, 서울시 전체 게스트하우스 객실 수의 38%를 차지했다. 2012년 말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배 총지배인은 "마포구에 등록된 호텔 수는 L7 홍대가 오픈하기 전까지 20개 정도로, 호텔 수가 적지 않은 편이었다"며 "홍대 지역에 호텔이 많이 들어서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수요가 생기고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급과잉이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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