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정부가 보편요금제와 관련 통신시장 요금경쟁의 '시장 실패'를 언급하며 시장 개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동통신 및 알뜰폰 업계가 '시장 개입'이라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알뜰폰이 보편요금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회적논의기구를 통한 보편요금제 논의가 본격화 된 가운데 정부와 업계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시행을 앞두고 논란은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위원장 강병민)는 지난 22일 제5차 회의를 열고 완전자급제에 뒤이어 보편요금제에 대한 의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보편요금제는 지난 6월22일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통신비 절감대책 중 하나.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으로 시행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입법 안에는 SK텔레콤과 같은 1위 사업자의 경우 2만원대에 음성 200분·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토록 하고 있다.
◆시장 개입 논란에 정부 "시장 실패" 강공
이번 회의와 관련 주목할 대목은 정부가 '시장실패'라는 논리로 보편요금제 출시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는점이다.
협의회 대변인인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저가요금제에서 이용자 차별이 심화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시장실패가 문제"라며 "정부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이를 설명했다.
현재 통신 시장은 업계 자율로는 요금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차기 협의회 회의에서는 ▲실제로 시장실패가 있는 지 ▲국내 소비자들의 요금부담이 큰 지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간의 차별이 있는 지 통계자료를 놓고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그간 통신시장은 무선과 유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나 KT 요금에 대해 정부가 사전 또는 사후적으로 인가 등 절차를 거친다는 점, 또 정부 시장 개입 논란을 이유로 이 같은 인가제 폐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기정통부의 '시장 실패' 주장은 모든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정부의 가격 결정권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과도한 시장 개입"…알뜰폰 우려 '여전'
반면 업계는 보편요금제가 정부가 요금 수준, 데이터 제공량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강제한다는 점에서 시장 자율경쟁 활성화 측면보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가격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시민단체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찬성하며, 오히려 현재 정부안보다 데이터 등 제공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정부 역시 앞으로 데이터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강조, 향후 이의 확대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앞서 보편요금제 입법을 제안한 바 있는 추혜선 의원(정의당)은 이미 2만원대 보편요금제에 통화 무제한, 데이터 1.8GB을 제공을 주장한 바 있다.
통신업계가 선택약정할인율 확대에 더해 이 같은 보편요금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다.
더욱이 보편요금제가 자칫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알뜰폰의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있다. 알뜰폰 업계는 값싼 요금 경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미 3천억원대 누적적자를 보고있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이 같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알뜰폰 업계가 보편요금제 대신 알뜰폰을 통해 시장경쟁을 활성화 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실제로 알뜰폰은 지난 2012년 '국민들이 통신비를 아끼면서 알뜰하게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는 취지에서 명칭도 '알뜰폰'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 효과와 알뜰폰 취지에는 선을 그었다. 알뜰폰이 보편요금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전성배 국장은 "알뜰폰은 통신산업이 설비중심산업으로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이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로우엔드(저가요금제)가 최우선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편요금제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접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도민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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