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최근 '임페리얼'이 업계 3위로 추락하며 위기에 빠진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위스키 명가(名家)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싱글몰트·저도주 등 위스키 제품군을 강화하고 나섰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메종페르노리카에서 이달 출시한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의 싱글몰트 위스키 3종의 시음회를 갖고 시장을 재탈환하겠다고 밝혔다.
페르노리카가 선보인 '발렌타인' 싱글몰트 위스키 3종은 '글렌버기' 15년, '밀튼더프' 15년, '글렌토커스' 15년으로, 발렌타인 블렌디드 위스키의 3가지 핵심 몰트 위스키다. 이 제품들은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발렌타인' 브랜드 역사상 싱글몰트로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르노리카 관계자는 "발렌타인의 핵심 몰트를 공개하는 것도, 위스키 브랜드 중 15년산을 선보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금까지 독자 라벨로 상품화돼 세계적으로 판매된 적이 없는 만큼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는 현재 국내 주류 트렌드 변화로 위스키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경쟁업체인 골든블루가 약진하면서 시장에서 점차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골든블루에게 2위 자리를 넘겨줬다.
페르노리카의 실적도 매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 임페리얼의 2016년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매출액은 각각 967억 원, 998억 원을 기록했다. 두 법인을 합산한 페르노리카 한국법인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하락한 1천965억 원으로, 페르노리카가 지난 2003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후 연매출이 2천억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페르노리카는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을 주목했다. 혼술·홈술족이 늘면서 블렌디드 위스키 대신 싱글몰트 위스키의 수요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에 유통된 싱글몰트 위스키 출고량은 7만3천904상자(1상자=700㎖×12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6.9%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출고량인 7만5천391상자와 맞먹는 양으로, 업계는 올 연말까지 싱글몰트 위스키 출고량이 전년 보다 8.8% 많은 8만2천 상자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5년 전에 비하면 24%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풍미를 음미하며 즐길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접대용 술로 인식됐던 일반 위스키 소비량이 줄고 싱글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들여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맥캘란'을 수입하는 에드링턴코리아다. 이곳은 최근 용량을 최대 50%까지 줄인 소용량 싱글몰트 위스키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맥캘란 셰리오크 12년 500㎖와 미니어쳐 50㎖,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 500㎖, 맥캘란 12년 파인오크 350㎖ 등이다. 또 지난 9월에는 12년 파인오크 350㎖ 제품을 롯데마트에 입점시켰다.
더불어 에드링턴그룹은 최근 스페이사이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로티스(Glenrothes)'의 소유권도 7년만에 재획득했다.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도 최근 '카발란' 판매에 나섰다. 이 제품은 대만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인 '카발란'에서 생산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로, 10년 만에 연간 100만 병을 생산할 정도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작년 10월에는 400년 전통의 세계 최초 아이리쉬 위스키 브랜드 '부쉬밀'이 국내에 첫 진출했다. 이 브랜드는 부쉬밀 10년, 16년, 21년 등 싱글몰트 위스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렌디드 위스키도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페르노리카는 위스키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발렌타인' 싱글몰트 3종과 기존에 선보였던 싱글몰트 위스키 '더 글렌리벳'을 앞세워 매출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출시한 국내 최초 17년산 퓨어 몰트 저도주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과 35도 저도주 '디-라이트 바이 임페리얼'을 출시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페르노리카는 '발렌타인' 모델로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를 발탁하고 '35 바이 임페리얼' 모델로 배우 김성오를 앞세워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심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르노리카는 그동안 주류 트렌드에 잘 대응하지 못해 매출이 급감하고 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과 파업 등 잦은 노사 갈등으로 영업 활동에 차질을 빚으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난해 장 투불 사장 취임 후 대대적 물갈이를 통한 인적 쇄신과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성수기에 각 신제품들이 시장에 얼마나 잘 안착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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