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기차역 입구에서 담배를 태우는 흡연자로 인해 시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담배 연기가 역사 안까지 유입되면서 성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 광장. 이곳에 흡연자 수십여명이 모여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이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소는 역사 입구로부터 불과 3m도 되지 않은 가까운 거리. 곳곳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표식이 부착돼 있었지만, 흡연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불편한 기색이 가득하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한 엄마는 연신 손을 흔들며 담배 냄새를 피하기 바빴다. 특히 사람들이 출입문을 열 때마다 담배연기가 역사 내까지 들어오면서 이용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었다.
부산에서 친구를 만나러 서울로 올라온 주부 김진옥(42) 씨는 "서울역에 도착한 첫인상이 담배 연기라니 참 답답하다"며 "아이들도 많은데 이렇게 흡연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4) 씨는 "역사 입구에 나가자마자 담배 냄새가 코를 찌르는 기분이 참 좋지 않다"며 "최소한 기차역 출입문과는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담배를 태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곳에 밀폐된 흡연실이 있었지만, 환기가 되지 않아 새롭게 만든다며 철거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서울역을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 측은 출입문 근처에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금연표지판을 부착하고 계도에 나섰지만, 효과가 없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의 용산역 광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흡연자들이 용산역 광장 인근에 설치된 재떨이와 휴지통 근처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일부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다 바닥에 침을 뱉었는지 곳곳에는 사람들의 침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단속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금연구역은 각 지자체 조례로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에는 지하철역과 달리 기차역 앞은 금연구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서울역은 하루 평균 40만명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인데다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에게는 관문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금연구역으로 지정조차 못 하는 데다 마땅한 흡연부스도 없다보니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기차역이 많지 않아 조례를 개정하기에는 다소 제한된다"며 "서울역은 현재 코레일 측이 흡연부스를 설치하고 있고 용산역은 용산구가 다음달부터 자체적으로 금연구역을 지정하기로 하면서 민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영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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