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연합 경쟁이 뜨겁다.
두 회사는 자사 AI가 전자, 건설, 자동차 등 다른 기업의 기반 기술이 되는 게 목표다. 모바일 시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인공지능 플랫폼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자사 AI 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방한다.
네이버는 내달 개발자들이 AI 플랫폼 '클로바'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클로바 익스텐션 키트'를 정식 개방할 방침이다. 이는 핵심기반기술(API)과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등으로 구성됐다. 개발자가 자연어 처리와 AI 기술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클로바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
카카오도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 플랫폼(카카오I 오픈빌더)을 내년 상반기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I가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인증 마크도 부여한다. 카카오I 인사이드는 카카오I의 기술이 적용돼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여되는 기술 보증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개방의 힘이었다"며 "생태계를 넓게 단단히 구축해둬야 구글플레이처럼 수익화 모델까지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LG vs 카카오·삼성 대결
두 회사는 주요 대기업과도 손잡고 AI 전선을 확대 중이다. 네이버는 LG전자, 카카오는 삼성전자와 제휴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AI 스피커 '씽큐 허브'엔 네이버 클로바가 탑재됐다. 씽큐 허브는 기존 지원했던 가전제품 제어 기능 외에도 클로바의 AI 서비스도 음악, 정보검색, 영어대화, 뉴스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지난달 네이버는 대우건설, LG유플러스와 인공지능 아파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푸르지오 아파트에 클로바를 탑재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 생태계를 넓혀 이를 생활밀착형 AI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며 "다양한 제조사 및 콘텐츠 업체들과의 제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도 올해만 삼성전자, 현대차, 롯데정보통신, GS 건설 등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았다. 가전, 자동차는 물론 상점, 집까지 카카오 AI가 구현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삼성전자와 제휴해 카카오I가 삼성 가전과 연동되도록 했다. 카카오톡이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로 삼성 가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리아에서도 카카오톡으로 햄버거 주문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롯데정보통신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등에서 카카오톡으로 주문과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현대·기아차와 함께 개발했으며 카카오I가 적용된 '서버형 음성인식'은 제네시스70 차에 탑재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차 안에서 검색과 맛집, 관광지, 정비소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GS건설은 카카오와 기술 협약을 통해 개발하는 AI 스마트홈 시스템을 현재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반포 1·2·4 주구 사업을 수주해 첫 적용할 계획이다. AI 아파트에선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미니로 조명, 가스, 환기시스템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영역에 자사 AI 기술의 접점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기술 개방으로 카카오는 AI 생태계를 만들고, AI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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