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시장 침체 속 싱글몰트만 승승장구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계속되는 불황에도 잘나가던 싱글몰트 위스키가 한풀 꺾일 때가 되지 않았냐는 우려와 달리, 높은 판매물량으로 위상을 다시 한 번 과시하고 있다. 위스키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싱글몰트 위스키는 올해도 8.8% 이상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내에 유통된 싱글몰트 위스키 출고량은 7만3천904상자(1상자=700㎖×12병)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 6만9천139상자보다 약 6.9% 늘어난 물량이다. 지난해 전체 출고량인 7만5천391상자와 비교해도 이미 98%를 넘어선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주류 성수기인 연말까지 출고 물량이 8만2천상자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전체 출고된 물량 보다 8.8% 이상 많은 물량으로, 5년 전인 2013년의 6만5천912상자 보다 24.4%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싱글몰트 위스키와 일반 위스키의 노선이 확실히 구분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사람을 위한 접대용 술이 아니라 향과 풍미를 음미하며 스스로 즐기기 위한 술로 싱글몰트가 자리매김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혼술, 홈술 문화의 확산도 싱글몰트 위스키의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도 바뀌고 있다. 이들은 최근 적은 용량의 싱글몰트를 선보이는 한편, 판매망 확대나 새로운 싱글몰트 위스키를 국내에 들여오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에드링턴코리아는 이 회사의 대표 인기제품인 싱글몰트 맥캘란을 700㎖ 용량보다 최대 50% 작은 제품 4종을 올해 추가로 출시한 바 있다. 4종은 맥캘란 셰리오크 12년 500㎖와 미니어쳐 50㎖,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 500㎖, 맥캘란 12년 파인오크 350㎖ 등으로 구성됐다. 에드링턴코리아는 지난 2012년 저용량 제품 첫 출시 이후 국내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제품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또 지난 9월부터 12년 파인오크 350㎖ 제품을 롯데마트에 입점시키며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제품은 백화점 및 주류 전문점,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며 미니어처 제품은 일렉트로 마트에서 특별히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이 회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하일랜드파크도 12년 350㎖와 50㎖ 두 가지 제품을 선보여 350㎖는 롯데마트, 미니어처 제품은 일렉트로 마트에서 각각 판매하고 있다.

커지는 국내 싱글몰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입 위스키의 등장도 눈에 띈다. 골든블루는 최근 '카발란'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대만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인 '카발란'에서 생산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로, 10년 만에 연간 1천만 병을 생산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400년 전통의 세계 최초 아이리쉬 위스키 브랜드인 '부쉬밀'이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부쉬밀은 싱글몰트 아이리쉬 위스키(부쉬밀 10년, 부쉬밀 16년, 부쉬밀 21년)를 비롯한 블렌디드 위스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싱글몰트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에드링턴은 입지를 더욱 다지기 위해 최근 스페이사이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로티스'의 소유권을 다시 획득했다. 에드링턴은 2010년 영국 유명 와인 및 주류 판매업체 '베리 브로스 앤 루드'에 위스키 브랜드 '커티샥'의 소유권을 보유하는 대신, 글렌로티스 브랜드를 매각한 바 있지만 7년만에 다시 소유권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