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아모레퍼시픽그룹 3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위축으로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떨어졌으며 에뛰드하우스는 적자로 전환했다.
3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39.7% 줄어든 1천324억원, 매출액은 14.2% 감소한 1조4천18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누적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6천412억원, 매출액은 8.7% 감소한 4조6천870억원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4% 줄어든 1천328억원, 매출액은 12.73% 감소한 1조4천437억원으로 내다봤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 채널 및 관광 상권 위축으로 3분기 실적이 역성장했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7% 감소한 1천11억원, 매출액은 13.6% 감소한 1조2천986억원을 나타냈다. 누적 영업이익은 5천195억원으로 30.4%, 매출액은 3조9천839억원으로 8% 감소했다.
특히 사드 직격타를 맞은 국내 사업이 글로벌 사업보다 위축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3분기 누적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2조7천1억원, 영업이익은 36.5% 줄어든 3천835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3분기 '설화수 자음생마스크', '헤라 트루웨어' 라인, '아이오페 더마 리페어' 라인, 자연주의 덴탈케어 브랜드 '플레시아' 등을 새로 론칭하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에 힘썼으나 실적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해외사업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결과다. 글로벌 사업 매출액은 1조3천128억원으로 6.5%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천533억원으로 12.7% 줄었다.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한 1조2천471억원을 달성했다. 북미 사업은 유통 포트폴리오 재정비 영향으로 매출 감소(-13.1%)했으나 지난 9월 라네즈 세포라 매장 입점, 이니스프리 뉴욕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 오픈 성과를 이뤘다.
유럽사업은 롤리타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에 따라 매출(-38.6%)과 이익이 감소했으나 주력 향수 브랜드인 아닉구딸은 신제품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설화수는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입점하며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아시아 시장에서 고급 백화점 중심의 매장 확산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확대 증가로 신규 고객이 증가했다"며 "라네즈도 아세안에서는 e커머스 파트너십 강화로 디지털 매출이 고성장했으며 북미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의 e커머스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니스프리 '성장 부진' 에뛰드 '적자 전환'
면세 채널과 로드샵 매출이 높았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실적도 사드 보복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여겨졌던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니스프리는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1.4% 감소한 8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4.6% 감소한 4천93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신제품 출시를 통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던 에뛰드 역시 영업이익(76억원)이 75.7% 감소하며 적자전환했다.
에스쁘아는 온라인 및 면세 채널 판매 확대로 매출(325억원)이 21.5% 증가했으나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앞으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스트라는 이너뷰티 제품과 아토베리어 등 메디컬 뷰티 브랜드의 판매 확대로 매출(893억원)이 8.7%, 영업이익(43억원)은 11.3% 성장했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액이 8.3% 성장한 669억원,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162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제품의 판매가 확대된 데다, 살롱 고객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매출 성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관광객 유입 감소 영향으로 주요 뷰티 계열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며 "국내 내수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품 및 유통 포트폴리오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 등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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