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전반전을 마무리했지만 판을 흔드는 이슈도, 눈에 띄는 스타도 발굴되지 않은 느낌이다.
기자는 과기정통부 소속 의원이 저격수가 된 과기정통부, 방통위 국감은 참석했는데 예년에 비해 싱겁기 짝이 없었다. 공격하고 막는 공방전은 벌어졌는데 긴장감이 엿보이지 않았다.
국감은 정부 기관의 국정을 입법부인 국회가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열리지만 하나의 정치 쇼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피감기관 장이나 증인은 조연일 뿐이고 질의를 하는 의원들이 퍼포먼스 대결에 방점이 찍힌다. 갑 중의 갑이 될 수 있는 좋은 날이다. 현대 정치에서 이같은 이벤트는 나쁘지 않다. 질이 중요할 뿐이다.
과기정통부 국감에선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은 이통사와 포털 창업자 성토가 계속됐고, 통신의 완전 자급제 이슈만 공회전됐다. 장관이나 증인의 대답이 나왔던 질의도 의원끼리 돌아가면서 반복했다. 일부 의원들이 국감 전 배포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재탕도 많았다.
방통위 국감에선 공영방송 사태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지만 편을 가르고 롤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국감이 심심하게 진행되다보니 의원들은 결국 개인기에 의존했다. 무조건 검사나 형사처럼 윽박지르며 질의한다. 자신의 기업인, 언론인 시절을 거론하며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식의 경험치도 강조한다.
한 의원은 원하는 증인이 채택됐지 않았다고 20분만에 퇴장하며 질의 하나 하지 않고 존재감을 뽐내기도 했다.
고위 공무원이나 증인으로 참석한 기업 임원은 괜히 반기를 들었다간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른니 "잘 살펴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검토해보겠습니다"하며 져주기 게임을 한다. 이들은 '씬 스틸러'가 돼선 안된다는 걸 잘 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사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의 경우 세일즈를 총괄하는 경우가 많아 정책 담당 임원보다 정책적인 부분은 소상히 알기 힘든 경우가 있다"며 "정책 담당 임원이 참석해 해당 이슈에 대해 설명드린다해도 무조건 지사장급을 원하는데 그런걸 보면 국감은 면박 주기 위한 자리인 듯 하다"고 꼬집었다.
호통을 칠 때도 논리가 필요하다. 보여주기 위한 쇼라도 대본 공부와 숙지가 중요하다. 언성만 높이며 제한 시간만 넘기는 국감쇼는 엣지가 없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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