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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제품 공급 차질…'필라이트' 효과 꺾이나


임금 인상 두고 노사간 이견…부분파업 돌입에 가정용 시장 재고 바닥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발포주 '필라이트'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하이트진로가 노조 파업이란 악재에 부딪혀 울상짓고 있다.

일단 하이트진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참이슬', '하이트' 등 주력 제품의 생산량을 늘려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해둔 상태다. 하지만 노조 파업 장기화와 긴 연휴 기간 동안 생산이 중단되면서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재고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노조가 부분 파업을 진행키로 하면서 향후 제품 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 노조와 진로노조는 지난달 25~27일 진행된 전면파업에 이어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부분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이 다시 파업에 나선 것은 김인규 사장을 비롯해 사측과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가량 17차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가 커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전년 대비 7.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맥주사업 부진 등으로 인해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임금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맥주부문에서 매년 적자를 기록해 결국 누적적자 규모가 1천억 원에 달한 상태다. 또 맥주 공장 가동률은 44%로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강원, 전주, 마산에서 운영 중인 3개 맥주공장 중 한 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키로 결정했다.

대신 사측은 위로금 150만 원 지급, 장기근속 해외연수 신설 등을 제시해 노조 측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노조는 관리직의 경우 오전 근무 뒤 오후 4시간 부분파업, 생산직은 공장별로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는 이처럼 노사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매일 발주가 이뤄지는 편의점에서는 주력 제품인 '참이슬' 재고가 거의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고 일반 소매점 역시 재고가 부족한 상태다.

대형마트들은 재고가 일주일 이상 확보된 상태지만 하이트진로의 노조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참이슬 재고는 각각 2주, 10일, 7일 분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미리 확보해 둔 재고가 있어 아직까지 큰 영향이 있진 않다"면서도 "현재 음식점 등 업소 시장은 기존대로 제품이 잘 공급되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은 물량이 많지 않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이트' 등 맥주 재고도 파업이 다음주까지 계속될 경우 공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필라이트'와 '이슬톡톡', '망고링고', '자몽에이슬' 등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부 제품들의 공급은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3분기 동안 약 260만 상자가 판매되며 시장의 돌풍을 일으킨 '필라이트'가 생산 공급 차질을 빚자 일각에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필라이트' 판매 호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필라이트가 성수기 동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기존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노조 파업으로 제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이달 들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주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참이슬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도 "소주나 맥주 등 주류가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 하이트진로의 제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등 경쟁사 제품의 매출이 오르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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