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인공지능(AI) 비서가 은행업무를 대신 처리해줄 날이 머지 않았다. '카카오미니' 등 AI 스피커가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은행들도 관련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지난달 18일 예약판매 38분만에 완판되는 등 AI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미니와 네이버 '웨이브', KT '기가지니', SK텔레콤 '누구' 등 인터넷과 통신업체들이 특히 AI 스피커 시장에 포문을 연 상황이다.
AI 스피커들은 목소리로 하는 명령을 알아듣고 검색, 음악재생, TV 조작, 메시지 보내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은행과 손을 잡고 금융 서비스도 가능하도록 진화중이다.
SK텔레콤과 KEB하나은행은 AI 스피커 '누구'를 통한 환율 조회 서비스를 지난 8월 출시했다. "오늘 미국 달러 환율은 얼마야?" 같이 음성으로 질문하면 스피커를 통해 환율 정보를 들을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SK텔레콤 '누구'를 통해 미리 등록한 영업지점의 대기인원 확인,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우리은행 및 케이뱅크와 손을 잡고 '기가지니' AI 기반의 금융비서 서비스를 오는 10월 중순께 우리은행과 케이뱅크에서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개인 계좌조회와 금융캘린더, 금융매거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카카오미니도 추후 카카오뱅크를 연동해 은행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거래 시 인증문제는 아직 해결 과제
하지만 AI 스피커와 연동한 은행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대부분은 간단한 금융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 그칠 뿐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는 많지 않다.
특히 모바일뱅킹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업무 중 하나인 계좌이체는 아직까지 막혀 있는 상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증 관련 문제다. 금융거래의 경우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인증 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사람의 음성을 AI가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해결이 됐으나 보안과 인증 부분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고 전했다.
AI 스피커의 경우 가장 적합한 인증은 사람의 목소리로 인증하는 '화자인증'이다.
하지만 근거리에서 음성 인증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과 달리, 기기와 2~3미터 이상 떨어져서 이용하는 AI 스피커의 특성상 주위의 잡음이 섞일 경우 인식 오류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 비밀번호를 음성으로 말할 경우 타인에게 유출 우려가 있고, 목소리가 비슷한 쌍둥이의 경우 동일인으로 인식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간단한 해결 방법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한 번 더 지문 등 생체인증이나 핀번호 입력 등의 복합인증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말만으로 AI에 명령해 편리하게 거래한다는 기존 서비스 취지와는 달라질 우려가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I 스피커가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형태가 이상적인데, 앱을 이용한 복합인증을 사용할 경우 고객의 불편함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AI 스피커의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향상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보안 문제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고, 계좌이체 등의 서비스도 곧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AI 스피커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안돼 1천명이 넘는 고객이 이용하는 등 호응이 높았다"며 "본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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