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기분이 좋아서 웃다가도 갑자기 짜증이 나기도 하고 슬퍼서 우울하다가도 좋은 일이 생기면 다시 웃기도 한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 감정은 자연스러운 마음의 상태지만, 이토록 변화무쌍하기에 우리는 감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은 좋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신간 '감정 시대'는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떠돌고 있는 감정들을 세밀하게 포착해 보여준다. '감정 시대'는 개인의 감정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그 모습을 더듬어가는 책이다.
감정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감정은 참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한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그러다 단 하나의 계기만으로도 폭발해서 큰 반향을 일으킨다.
게다가 감정은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함께 느끼고 있는 감정, 사회적 감정이라는 것도 있다. 사회적 감정은 개인적 감정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적 감정 역시 개인적 감정처럼 우리가 모르는 곳에 쌓여 가다가 어느 순간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이런 감정들이 여럿 있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 초조한 느낌인 불안감과 업신여김과 깔봄을 당해서 수치스러운 느낌인 모멸감, 남과 사귀지 않거나 도움을 받지 못해 홀로 된 느낌을 주는 고립감, 뜻한 바가 이뤄지지 않아 자신감을 잃은 좌절감, 무엇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의 상실감과 저지른 잘못이나 죄에 대해 책임을 느끼거나 자책하는 마음인 죄책감.
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은 이 여섯 가지 감정 중에서 하나 이상은 꼭 마음속에 품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품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회는 과연 건강할까?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이 감정들은 정말 이 사람들만의 몫인지. 정말 현대 한국 사회는 이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감정들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인지.
(EBS 감정 시대 제작팀/월북, 1만3천500원)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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