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꽤 오랫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춤하던 넥슨이 간만에 홈런을 때렸다. 지난 12일 프리 오픈한 '액스'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까지 오르면서다. 앞서 '다크어벤저3'로 흥행 시동을 걸더니 이번에 제대로 터뜨린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서든어택2'의 서비스 조기 종료로 체면을 구겼던 넥슨지티가 이번에 자존심 회복까지 했으니 이만하면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넥슨지티는 '액스'를 만든 넥슨레드의 모회사다.
이 게임은 그동안의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에서는 볼 수 없던 두 진영 간 대립을 소재로 했다. 이쪽 계통으로 유명한 게임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이용자간 대결(PvP)이 끊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싸움을 좋아하는 '육식' 게이머에게는 최고의 환경이지만 조용히 레벨업을 원하는 '초식' 게이머에게는 이보다 더한 지옥이 없다.
'액스'가 단기간에 이 같은 매출 성과를 올린 것도 초반에 막강한 아이템을 확보해 상대 진영을 휩쓸고 다니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12일 프리 오픈 직후 '액스'에 적잖은 과금을 쏟아부어 상대를 압살하는 인터넷 방송에 3천여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다만 '액스'는 진영 간 대립을 그린 게임이라면 필연적으로 봉착하는 문제를 보여주기도 했다. 앞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멋들어진 액션을 선사하는 '연합국 갈라노스' 진영의 블레이더 쏠림 현상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프리 오픈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연합국 갈라노스' 진영 캐릭터 생성이 일시 중단될 정도로 블레이더에 이용자가 집중된 것.
넥슨은 '신성제국 다르칸'을 선택할 경우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인구 조절을 시도했지만 양 진영간 무게 중심이 얼마나 맞춰질지는 의문이다. 넥슨의 절묘한 밸런스 감각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부분이라고 본다.
'액스'는 사실 오랫동안 모바일 RPG를 즐겨온 엄지족이라면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원 버튼만 눌러주면 알아서 캐릭터는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고 수집한 아이템은 합성과 승급 등을 거쳐 종국에는 '궁극' 단계의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을 채택해서다. 이러한 체계를 처음 접해본 게이머라면 재미를 느끼겠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RPG 마니아라면 또 다시 반복되는 상황에 물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육성하다 필드에서 상대 진영을 마주치게 되면 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액스'에서는 20레벨 이상 캐릭터를 육성하면 필연적으로 상대 진영의 필드로 파고들어 수행해야 하는 퀘스트가 주어지는데, 이때 적과 마주치게 되면 몬스터 사냥을 하다 말고 합을 겨뤄야 한다. 이 상황이 쫄깃한 재미를 주는 편이다. 특히 미니맵에서는 아군과 적군의 위치가 모두 실시간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게 분쟁을 유도할 수 있다.
이용자 개개인의 컨트롤보다는 장비 수준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설계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액스'의 기본 PvP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결투는 개입 자체가 불가능한 전면 AI 대전으로 철저히 직업간 상성과 장비 수준에 따라 승패가 엇갈린다. 대규모 전투(RvR)보다 1대1, 2대2 등 소규모 전투에 더 큰 재미를 느끼는 이용자라면 실망할 수 있는 대목.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와 대결을 벌이는 단체전인 '콜로세움'은 실시간 대전이지만 이 역시 전반적으로 장비 수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비 수준에 대한 보정이 이뤄지지 않는 탓인지 내 캐릭터가 착용한 아이템이 다소 약한 탓인지 아무리 쳐도 상대는 흠도 나지 않는 반면, 내 캐릭터는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상황이 종종 나왔다.
'액스'는 경쟁과 강함을 추구하는 한국 게이머의 성향을 제대로 지향하는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그에 부합하는 재미를 느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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