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짝퉁 홈쇼핑'으로 여겨졌던 T커머스가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20년 국내 T커머스 시장규모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T커머스가 꾸준히 성장하려면 TV홈쇼핑과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14일 한양사이버대학교 종합연구원이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개최한 'T커머스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독과점적 권리인 홈쇼핑 방송 사업권을 복수로 인정하면 방송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며 "엄격한 재승인 심사를 통해 TV홈쇼핑의 T커머스 겸영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T커머스를 겸영하는 TV홈쇼핑사는 총 5곳(롯데·현대·CJ·GS·NS)으로, 지난 2015년부터 T커머스 사업을 영위해왔다. 최근에는 TV홈쇼핑사가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T커머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를 재고 처리 채널로만 활용해 양질의 T커머스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변호사는 "T커머스 사업 초기 정부는 기존 홈쇼핑사가 데이터 양방향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 이 시장을 키우라는 의미로 겸영을 허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므로 T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T커머스 사업자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쪽으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T커머스의 ▲생방송 기회 증대 ▲채널번호 및 송출 수수료 산정기준 마련 ▲디지털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서비스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8VSB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8VSB란 지상파방송의 디지털방송 전송 방식으로, 이를 활용하면 아날로그 방송 시청자도 디지털 방송을 보유할 수 있다. 약 600만 가구가 8VSB에 가입돼 있으며 현재 VOD 서비스를 비롯해 T커머스 등 양방향 서비스에 제한이 있는 상태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방송기술 진전으로 모바일과 연계한 채널 연동형 T커머스가 가능함에도 정부는 8VSB 디지털 방송에 T커머스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8VSB 채널에 T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 교수에 따르면 케이블 가입자 1천400만 가구 중 T커머스가 공략할 수 있는 대상은 디지털 셋톱박스를 보유하고 있는 700만 가구에 불가하다. 나머지 50% 중 600만가구는 8VSB 가입자며 100만 가구는 아날로그 가입자다. 즉, 8VSB 진출이 허용되면 T커머스는 600만 가구로 고객층을 늘릴 수 있다.
최 교수는 "TV홈쇼핑은 아날로그·8VSB·디지털에서 모두 판매가 가능한 반면 T커머스는 영유권이 디지털 방송으로 제한돼 있다"며 "8VSB에 티커머스가 들어가면 중소기업 제품 편성이 늘어나 중소기업의 판로도 확대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방송을 즐기면서 아날로그 서비스를 보다 빨리 종료할 수 있는데 정부가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8VSB 기술을 이용하면 T커머스도 주 계층인 젊은 세대에서 나이든 세대까지 고객 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반드시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T커머스 산업 발전을 위해 풀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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