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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포털, 같은 듯 다른 AI 전략


플랫폼 확대 겨냥 사용성 및 콘텐츠 등 차별화로 '승부수'

[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통신과 포털은 물론 제조사까지 인공지능(AI) 플랫폼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 생태계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다만 전략에서는 자사 강점을 활용한 3사 3색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업체가 AI 스피커를 선보인데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관련 제품을 선보이는 등 AI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시장의 AI 경쟁은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AI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후 KT가 올들어 지난 1월 IPTV 셋톱박스 연동 AI스피커 '기가지니(GiGA Genie)'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포털업계도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달 네이버가 라인(LINE)과 함께 '웨이브(WAVE)'를 선보여 한정수량이 판매됐고, 카카오 역시 이달 중 '카카오 미니'의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통신업계, 가격·사용성 앞세워 공략 박차

AI서비스는 사용자로부터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고도화 된 서비스로 발전될 수 있다. 이때문에 통신업계는 다수의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고객 접점이나 익숙한 사용성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령 셋톱박스나 내비게이션 등에 AI를 접목하는 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월 1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자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누구(NUGU)를 탑재한 'T맵x누구'를 선보였다. 앞서는 이동성을 강조한 '누구 미니'를 내놨다. 가격도 4만9천900원으로 부담을 낮췄다.

특히 T맵의 1천만 이용자들은 SK텔레콤의 AI 보급 전략에 뒷심이 될 전망이다.

이상호 SK텔레콤 AI사업단장은 "8월 기준 T맵 월 사용자는 1천14만명으로 자동차 등록대수 2천180만대를 고려하면 주행중인 차 2대 중 1대가 T맵을 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SK텔레콤이 공들이고 있는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도 활용, 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KT 역시 기가지니의 빠른 보급을 위해 IPTV용 셋톱박스에 AI스피커를 연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덕분에 지난 2분기 가입자는 10만 가구, 올해는 50만 가입자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포털, 검색 및 음악 등 콘텐츠 강점 활용

후발주자인 포털의 대응도 만만찮다. 플랫폼 사업자인 포털은 검색 등 축적된 노하우에 자연어 처리 등 기술을 더해 보다 완성도 높은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자연어 처리란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보다 자연스럽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음악서비스 등 콘텐츠 분야 강점을 살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11일 한정수량으로 AI스피커 '웨이브(WAVE)'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웨이브는 네이버와 라인의 공동 프로젝트로 탄생한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첫 디바이스다.

9만원 상당의 네이버뮤직 무제한 듣기 정기권을 구입하면 웨이브를 증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정확한 판매수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30여분 만에 완판됐다.

앞서 7월 일본에서도 라인뮤직, 일상대화, 날씨, 알람 등 일부 기능을 탑재한 버전으로 약 1만엔(약 10만4천원)에 사전 예약 한정 판매한 것 역시 닷새만에 완판됐다. 일본 시장의 정식 출시는 3분기로 예정된 가운데 정식 버전 가격은 1만5천엔이다.

국내 판매의 경우 일본 출시 가격에 비교하면 보조금을 받는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특히 AI스피커의 킬러콘텐츠로 꼽히는 음악서비스를 사실상 무제한 들을 수 있게 한 게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경쟁사 AI스피커의 경우 음악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 1분 미리듣기 등 서비스가 제한적이다.

다만 네이버는 국내 AI 경쟁이 가열되면서 웨이브 보급에 본격 뛰어들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AI기기 시장은 이미 경쟁자가 많고, 웨이브는 일본시장을 목표로 출시된 것"이라며 "국내시장에서는 가정환경 내에서의 기술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이달 중 카카오 미니 예약 판매에 나선다. AI 생태계를 '카카오 아이(I)'로 명명하고, 다양한 협력사 등을 참여시켜 플랫폼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GS건설·포스코건설과 이들 아파트에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활용한 스마트홈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 카카오의 'AI아파트'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달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 '제네시스 G70'에도 카카오 I 플랫폼이 적용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미니에는 카카오의 AI 기술 중 일부분만 들어가는 것"이라며 "고객 접점에 맞게 기능을 차별화, 보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통신과 포털 업계가 각각의 강점을 살려 AI 경쟁에 뛰어들면서 누가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지 역시 관전포인트다. 아직은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은 자연어 처리 기술 등에서 높은 기술력이 갖고 있는 게 강점"이라며 "통신사들은 기존 가입자 기반 서비스를 통해 확보된 빅데이터를 활용, 더 나은 AI 서비스 제공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민선기자 [email protected]

/도민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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