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경영난을 겪는 롯데마트 중국 사업장에 수천억원의 2차 긴급 자금 투입에 나선다. 앞서 한국에서 운영자금을 마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국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빌린 돈을 갚거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홍콩 롯데쇼핑홀딩스는 오는 30일 오후에 롯데마트 중국 사업장에 조달할 자금 규모와 시기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이는 롯데마트가 지난 3월 한국 롯데쇼핑에서 마련했던 3천6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모두 소진한 데 따른 조치다.
홍콩 롯데쇼핑홀딩스는 롯데마트 중국법인과 롯데백화점 중국법인 등을 소유하고 있는 중간지주사격의 법인으로, 이번 일을 위해 최근 홍콩 금융기관과 세부 대출 조건 등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가 자금은 그동안 중국 현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과 이자 등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7월 말 기준 현재 중국 내 112개 점포 가운데 74곳이 영업정지 상태이며 13곳은 임시휴업 중이다. 또 현지에서 임차료뿐만 아니라 영업정지 상태인 중국 점포의 직원들에게 매달 정상임금의 70~80%를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롯데마트가 현지에서 입은 피해 규모는 5천억원에 이르며 연말까지 사드 보복이 이어질 경우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롯데 측은 전망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2분기 실적이 급감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9%나 줄었다. 순이익은 41억5천500만 원으로 96.3%나 급감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인건비 등까지 운영자금이 들어가면서 월 1천억원 가량 손해를 본다는 얘기도 있다"며 "우선 2차로 자금이 수혈되면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영업정지가 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롯데의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이마트가 연내 중국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롯데 역시 현지 사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수는 있어도 중국 사업을 철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중국에 20개가 넘는 롯데 계열사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사드 문제 때문에 마트가 철수한다고 하면 나머지 계열사가 위험할 수 있어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자금 수혈을 통해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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