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과중한 인건비 부담으로 생산경쟁력 위기를 겪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달 예정인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1심 선고시 사측이 패소할 경우, 자동차 업계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달라고 읍소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통상임금 사안에 대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입장'을 내고, 사법부를 향해 통상임금 사안과 관련해 자동차산업과 기업들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이 후발주자인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들에게 쫒기고 있고, 생산경쟁력이 도태되는 등 생태계적으로 위기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완성차업체의 평균 임금수준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2%를 넘어 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은 과중한 인건비 부담은 R&D 투자규모와 투자여력을 약화시켜 중·대형차, 고급브랜드차, 픽업 등 상용차를 비롯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자동차 개발에서도 경쟁에 뒤처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협회측은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임금 구조와 관련해 외국과 달리 정기상여금이 높은 구조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이를 기초로 산정되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연차수당, 퇴직금이 증가하는데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많은 자동차산업에서는 통상임금 부담이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연장·야간·휴일근로간에 구분 없이 단일로 50% 할증만 적용하지만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상 각기 50%씩 중복할증되는 구조로 기업 부담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법원 판결을 수용해 통상임금을 포함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사례를 비교하기도 했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 3월 대법원의 판결을 수용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 경영 부담이 가중된데 반해 르노삼성은 노사 대타협을 통해 추가 임금 부담을 덜고 수출 모델을 추가해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난 30년간 지켜온 노사합의와 사회적 관례, 정부지침을 깨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1988년 마련된 노동부 행정지침이 매달 지급하지 않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했고, 업계에서는 이를 당연히 지켜야하는 법적 효력으로 간주해 임금 협상시 적용해 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협회는 사법부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의 정의를 사후적으로 명료화하더라도, 미래지향적인 임금체계 개편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합법적으로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서 결정된 과거 및 현행 임금체계, 임금총액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통상임금에 관한 새로운 판결내용은 기업의 건전한 임금지불능력을 고려해 새로운 임금체계에 대한 노사합의 이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달로 예정된 통상임금 판결에서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3조원에 이르는 과중한 인건비 부담으로 회사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국내생산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판결 영향이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인건비 상승을 유발하면서 관련된 법적 쟁송의 남발로 업계 전체의 경영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통상임금 부담이 가져올 우리나라 자동차기업과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함께 고려해, 그동안 노사관계법령과 정부지침을 준수해 온 기업에게 마치 날벼락과 같은 추가적인 부담이 주어지지 않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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