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북한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리스크가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일 휴가 중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게 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은 대통령 당선 이후 50번이 넘었지만, 발언의 강도가 과거보다 더 강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0일 키움증권의 서상영 애널리스트는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해석과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CDS프리미엄은 수치가 높아질수록 지급불능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지급불능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서 애널리스트는 "올해 가장 CDS 프리미엄의 상승폭이 컸던 시기는 지금이 아니다"며 "지난 4월 초, 칼 빈슨 항공 모함 한반도 파견 등 이슈가 부각됐던 시기에 가장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고, 그 다음으로 급등했던 시기는 7월 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때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상과 같은 CDS 프리미엄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당시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시기에 순매수 규모를 줄인 것은 사실이나, 대규모 매도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CDS 프리미엄의 흐름을 살펴보면, 4월 초나 7월 초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제약된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처음으로 강력한 매도를 기록 중"이라며 "결국 최근의 외국인 매도는 지정학적 위험의 부각에 대응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기업실적 둔화'를 꼽았다. 기업 이익전망의 개선 탄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나타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배수 상승을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러나 수출주도의 이익성장 흐름이 종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등 한국 수출의 선행변수들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달러 약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외국인 투자자 매도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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