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가짜 백수오' 파동의 중심에 있었던 내츄럴엔도텍이 '백수오 궁'으로 2년 만에 홈쇼핑 채널로 복귀했다. 기존에 백수오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던 공영홈쇼핑을 통해서다.
첫 론칭 방송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6시 30분, 시청률과 판매율이 높은 '프라임 타임' 시간대가 아니었지만 방송 시작 40분만에 목표대비 100%, 최종 220%를 기록하며 예상을 뛰어 넘는 높은 판매율을 달성했다. 또 '백수오 궁'의 복귀 첫 방송에서 '대박'이 나자 급히 2차 앵콜 방송까지 준비했다. 이를 두고 회사 측은 "신뢰 회복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홈쇼핑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당시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제품 환불비로 사용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던 데다 홈쇼핑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까지 잃게 되며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환불을 요청하는 항의전화로 몸살을 앓았던 홈쇼핑 업체들은 "이제는 백수오의 '백'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는 하소연을 쏟아내곤 했다. 정작 문제를 일으킨 정부와 제조사는 책임지지 않고 판매처인 홈쇼핑만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각 홈쇼핑 업체들의 제품 환불액은 지난 2015년 9월 기준으로 GS 33억원, CJ 35억원, 현대 88억원, 롯데 103억원, NS 3억원, 홈앤쇼핑 155억원 등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식약처에서 바이오벤처로 지정한 데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식약처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업으로, 중소기업 우수사례로 거론될 만큼 탄탄대로를 걸었다. 지난 2012년에는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추천으로 홈앤쇼핑에서 '백수오 궁'을 처음 선보였고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입소문 덕에 큰 인기를 끌면서 다른 홈쇼핑까지 진출했다. 홈쇼핑들은 식약처가 키운 기업인 만큼 제품 안전성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에서 '가짜 백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공개하면서 홈쇼핑 업체와 내츄럴엔도텍 모두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국내에선 식용으로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에 못이겨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해 준 홈쇼핑 업체들은 검찰이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구상권 청구조차 할 수 없게 돼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았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역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움츠러들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바로 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의 엇박자 행정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의 65.6%가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로 만들었기 때문에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발표한 반면, 식약처는 백수오 재배 과정에서 일부가 혼입됐지만 대만·중국에서는 이엽우피소를 식용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대응했다. 또 식약처는 2015년 5월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독성 시험을 하고 2년 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식약처의 독성 결과도 발표되지 않았는데 내추럴엔도텍은 다시 '식약처'를 앞세워 다른 유통채널도 아닌 '홈쇼핑'을 백수오의 복귀 무대로 택했다. 백수오 제품의 전 과정을 철저히 공동 관리 감독하고 식약처 지정 공인기관의 유전자 검사, 식약처의 유전자 검사 등 까다로운 품질 검사를 거쳐 식약처의 검사명령제를 통과하는 제품인 만큼 믿고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도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어려움을 겪었던 백수오 농가와 함께 다시 일어설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내츄럴엔도텍은 다른 홈쇼핑 업체들이 내츄럴엔도텍 대신 떠 안았던 피해액은 고사하고 논란에 대한 어떤 사과나 책임도 없이 이번에도 제품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씁쓸하다. 문제가 없었던 공영홈쇼핑을 판매채널로 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는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과 공영홈쇼핑 외 다른 홈쇼핑 업체와의 관계 개선 등에도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업체와 제품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내츄럴엔도텍의 성장도 멈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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