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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신흥국, 유동성 축소 대비해야"


"점진적으로 기조 변화 진행되면 충격 감내할 수 있어"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고 있어, 신흥국 입장에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사 17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4~28일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그에 따른 주요국들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과 더불어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한 상황인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양적완화 축소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10년 간에 걸쳐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이어진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가 앞으로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가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초래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시장에서 예상가능한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그에 따른 충격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신흥국들의 외환보유액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대외건전성이 높아졌고 최근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2013년의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과 같은 금융불안은 발생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입장에서 확실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도 이 같은 인식하에 주요국의 통화정책 추이, 글로벌 자금이동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ECB 포럼에서는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와 생산성을 어떻게 높여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도 이뤄졌다.

그는 "주요 참석자들은 그동안의 투자부진이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던 데다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에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평가했다"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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