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장유미기자] NS홈쇼핑이 오너 일가에 34억원 규모의 배당 잔치를 한 반면, 직원들에게는 영업실적에 대한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또 복지 혜택도 크지 않아 최근 직원들의 이탈이 급증했지만 이에 대한 방지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에서 올해 퇴사한 직원들은 5월 말 기준으로 총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달 평균 3~4명의 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홈앤쇼핑과 T커머스 업체인 신세계티비쇼핑이 조만간 직원을 대거 채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이탈 러시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S홈쇼핑의 퇴사자가 최근 급증하게 된 것은 임금 인상은 더딘 반면 영업실적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복지는 열악한데 회사가 직원들 허리띠를 졸라매 영업이익을 낸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NS홈쇼핑이 올 1분기(개별 재무제표 기준)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로 투자한 금액은 295만2천588원으로, 경쟁사인 GS홈쇼핑(399만5천963원)과 CJ오쇼핑(2300만543원)보다 적은 편이다. 반면 오너일가에게는 지난 2월 34억원 규모를 배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기획자(MD)와 PD를 포함해 NS홈쇼핑에서 TV방송을 담당하는 정규직 인력이 130명에 달했는데 최근에는 100명 내외로 줄어든 것으로 안다"며 "인력 공백이 커 비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NS홈쇼핑은 식품 전문 홈쇼핑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타 홈쇼핑사와 차별화하려고 했으나 최근 홈쇼핑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식품 판매가 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상품 판매와 직결되는 MD들은 매출 압박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임직원 처우개선에는 '나 몰라라'했던 NS홈쇼핑이 대규모 배당으로 오너 일가의 주머니는 두둑이 채웠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S홈쇼핑(NS쇼핑)은 지난 2월 보통주 1주당 2천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67억3천816만원으로 이 중 절반이 오너 일가에 지급됐다. NS홈쇼핑의 최대주주인 하림홀딩스(지분 40.71%)는 27억4천342만원, 계열사 올품(5.13%)은 3억4천556만원,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5.12%)은 3억4천515만2천원을 받았다.
더욱이 하림홀딩스의 최대주주(68.09%)인 제일홀딩스는 김 회장이 지분 41.78%를 보유한 하림그룹 상위 지주사다.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인베스트먼트(구 한국썸벧)와 올품도 각각 37.14%와 7.46%를 보유하고 있다. 즉 NS홈쇼핑 배당금 대부분이 김 회장과 준영씨의 소유로 돌아간 셈이다.
물론 상장사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 그러나 N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789억9천318만원으로 전년 대비 13.73% 줄어들었음에도 대규모 배당 잔치를 벌인 건 의아한 점이다. 더욱이 NS홈쇼핑은 파이시티 부지매입으로 지난해 55억원, 올해 68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파이시티는 서울 양재 화물터미널 터에 지하 6층·지상 35층 규모의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대규모 사업으로, NS홈쇼핑은 작년 4월 자회사 엔바이콘을 통해 해당 부지를 4천52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김태홍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를 외면한 결정"이라며 "당분간 현금흐름의 상당부분이 사채 상환에 투입될 것으로 보여 무배당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NS홈쇼핑이 그룹사와 오너 일가의 이익에만 충성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이시티 투자는 하림그룹 의사에 따른 것으로 NS홈쇼핑의 일반주주 및 홈쇼핑 사업과는 크게 개연성이 없는 결정"이라며 "하림 계열사 중 현금이 많고 영업력이 안정적이어서 그룹의 자금줄로 동원된 모양새라 NS홈쇼핑이 그룹사를 위해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줘 투자자의 신뢰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NS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MD 3명이 회사를 떠나긴 했지만 대규모 영업인력 이탈은 없었다"며 "저렇게 많은 영업인력이 회사를 떠났다면 회사에 소문이 났을 텐데 아직까지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시티 부지 매입은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로, 이자 비용이 70억원씩 발생하긴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이 1천억원 가까이 나는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며 "이자비용 때문에 영업직군에 압박을 가할 정도의 회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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