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올해는 인공지능 에어컨의 원년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올해 초 AI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AI 기술을 구현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사용자의 제어 습관과 생활 반경을 학습하거나, 실내외 온도와 습도 등 외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기능을 조절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빅데이터로 온·습도 최적화"
삼성전자의 '2017년형 무풍에어컨'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평소에 어떻게 에어컨을 조절하는지 학습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스마트 쾌적 모드' 등 자동 운전 기능에 활용된다.
집안의 온도와 습도, 청정도 등 환경 데이터 변화에 따라 무풍·냉방·제습·공기청정 모드를 자유자재로 전환하기도 한다. 특히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를 활용하면 입면-숙면-기상으로 이어지는 사용자의 수면 패턴에 따라 온도 기류를 제어한다.
상태 점검도 스스로 한다. 실내기와 실내기에 탑재된 센서가 기기 가동 중에 발생하는 문제를 분석하고 진단한다. 사용자는 그 결과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에 AI 기능을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가전(CE)부문의 클라우드솔루션랩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서가 협력했다"며 "무풍에어컨의 판매량은 라인업이 벽걸이형까지 확장되면서 전년동기(1~4월) 대비 5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LG전자 "일주일동안 사용자 생활반경 학습"
LG전자의 '2017년형 휘센 듀얼 에어컨'은 전면 상단부에 카메라처럼 생긴 위치감지센서를 탑재했다. 이 센서는 실내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와 이들이 주로 머무는 공간을 파악한다.
이 에어컨은 설치 후 약 일주일 후에 사용자들의 주요 생활 반경을 깨우친다. 소파에 앉아 있는지, 아니면 바닥에 누워 있는지 등을 알고 냉방공간, 냉방모드, 공기청정기 가동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여기에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딥러닝 기술이 들어간 가전은 란 수많은 데이터를 끊임없이 학습해 스스로 진화한다. LG전자는 이 기술이 들어간 가전을 '딥씽큐(DeepThinQ)' 스마트가전이라 칭한다.
에어컨이 학습한 데이터는 기기 내부에만 저장된다. LG전자 관계자는 "향후 가전 사용자들의 사용 습관 데이터를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 모아 제품의 사용자경험을 더욱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H&A사업본부 내 H&A스마트솔루션BD와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클라우드센터가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캐리어에어컨 "온도 조절은 내가 알아서"
캐리어에어컨이 올해 내놓은 '인공지능 사계절 에어로 18단 에어컨'에는 특이한 버튼이 하나 있다. 그 위에는 'PMV'라고 쓰여 있다. PMV란 '열 쾌적도'를 뜻한다.
PMV는 인간이 생활하는 실내 공간의 온열 환경을 평가하기 위해 인체의 반응을 단일의 척도로 표현한 쾌적지표다. 3에서 +3까지의 총 7단계 범위 내에서 평균 -0.5 에서 +0.5 일 때 가장 쾌적한 온열 환경이다.
사용자가 PMV 버튼을 누르면 에어컨은 스스로 실내 환경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실내온도와 평균 복사온도, 기류 속도, 상대습도에 맞춰 냉난방 기능을 켠다. 캐리어에어컨은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서울시립대 연구진과 손을 잡았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이번 달 에어컨 판매량이 2017년형 인공지능 에어컨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약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의 수요는 지난해 200만대 규모에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의 영향으로 성수기는 한여름에서 4~6월로 당겨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더위가 빨리 찾아오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에어컨 구매 의사가 벌써 강해지고 있다"며 "연간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4월 시장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약 2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강민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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