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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겪은' 국방부, 백신체계 바꾼다


내·외부망 백신 사업자 별도 선정 추진, 외부망엔 외산 제품 허용

[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지난해 내부망 해킹 사태를 겪은 국방부가 백신(Anti-virus) 체계를 바꾼다.

기존과 달리 내부망과 외부망의 백신 솔루션을 따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외부망에 한해 처음으로 외산 제품도 허용할 방침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4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주 국내외 관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군 바이러스 방역체계 구축'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내부망과 외부망을 나눠 두 개의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점. 각 망별로 사업자를 선정해 서로 다른 백신 솔루션을 쓰는 것이 보안 관점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는 지난해 9월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세력에 내부망까지 해킹을 당하며 군사자료가 탈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전까지 국방부 백신 사업은 내·외부망을 통합해 하나의 사업자에 맡겼다. 가장 최근엔 하우리가 2014년부터 2년 계약을 맺고 '바이로봇' 백신을 공급해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복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내부망과 외부망용 백신 사업자를 각각 선정하겠다는 것이 설명회에서 나온 주요 사업 방향"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외부망에 한해 해외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국방부에 외산 백신 제품이 도입된 적은 없다.

백신업체 관계자는 "외부망의 경우 국제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이 있으면 참여가 가능하고, 입찰될 경우 국방부가 진행하는 보안적합성 심사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분인 만큼 국내 기업이 모두 맡으면 더 좋겠지만 참여할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국 기업이 입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결국 그런 상황에서 국방부가 택한 차선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백신 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향후 어느 기업들이 수주전에 뛰어들 지도 관심사다.

국방부 백신 사업은 국가 사이버 안보에 기여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해커의 집중 표적이 될 위험이 있고 요구사항에 비해 사업비가 넉넉치 않아 기업들이 꺼리는 게 현주소다. 일각에선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다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사업 예산은 약 41억 원으로 이전 사업 예산인 17억 원에 비해 커졌다.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다. 내부망 30억 원, 외부망 10억 원 가량이 책정될 전망이다. 하우리와 계약 종료 시점은 올 1월까지로 이미 지났으나 연장해 사용중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해킹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백신체계 운용개념 재정립, 성능 및 안전성 요구사항 검토, 필요 예산 확보 등의 방안을 강구해 추진하고자 (사업이) 지연됐다"며 "현재 계약 추진절차에 따라 사전공고를 했으며 추후 본 공고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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